올 2분기 가계 주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게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강화했는데 부동산 경기는 부진하다 보니 국내 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여기에 집값 하락과 가계소득 제약 등으로 가계의 신용위험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를 보면 올 2분기 국내 은행의 종합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4를 기록해 지난 1분기 9였던 것보다 낮아졌다.
이 같은 결과는 한은이 최근 199개 금융기관 여신총괄담당자를 대상으로 전자, 우편 등을 통해 설문을 실시한 결과다.
대출태도지수란 금융회사의 대출심사 강화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다. 지수(100~-100)가 플러스(+)면 대출을 완화, 마이너스(-)면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기관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은행들의 대출태도지수(종합)는 9·13부동산대책 등 각종 금융규제가 강화된 지난해 4분기 -18까지 내려갔지만 올해 1분기 9로 올라섰다. 그러나 2분기 또다시 내려갔다.
특히 국내 은행은 가계 주담대 대출 심사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2분기 국내은행의 가계 주담대태도지수(전망)는 -13으로 -3을 기록했던 직전 분기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2분기엔 은행들이 더 깐깐하게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신용위험은 증가할 것으로 봤다. 국내 은행의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10으로 1분기(10)에 이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소득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집값 하락 등의 충격이 발생할 경우 빚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수요(-7)는 정부의 규제 강화와 부동산 시장 부진 등으로 감소할 것으로 봤다. 다만 고용 부진 등의 영향으로 생활자금 수요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반대출 수요(7)는 전 분기(-7)보다 확대될 것이라는 조사가 나왔다.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들의 대출 태도(17)는 전분기와 마찬가지로 완화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4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중소기업 대출태도(-3)는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 들어 은행이 달라진 것이다. 정부의 중소기업금융 인센티브 활성화, 2020년 예대율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중소법인대출을 중심으로 완화될 것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대기업의 대출태도지수는 0으로 전분기와 같았다.
기업의 신용위험은 모두 증가할 것으로 봤다. 대기업은 7, 중소기업은 20으로 전 분기 수준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아졌지만 플러스 수치는 계속됐다. 은행들은 중소기업의 경우 실적 부진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봤고 대기업의 경우 주요국 성장세 둔화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대출수요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등의 영향을 받아 각각 7, 17로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