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베프 경찰청장’ 누구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한 황하나가 법정에서 한 진술

입력 2019-04-07 06:30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씨가 취재진에겐 마약 유통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또 아버지와 친하다는 경찰청장이 누구냐는 질문엔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는 마약 투약 혐의를 일부 시인하면서 지인인 연예인의 권유로 투약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져 파장이 예상된다.

SBS 8시 뉴스는 황씨가 6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마약 투약 혐의를 모두 시인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고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법원에서 황씨는 2015년 처음 필로폰을 투약했고 이후 3년간 투약하지 않다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연예인 지인 A씨의 권유로 다시 마약을 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필로폰을 그만하고 싶었지만 A씨의 강요로 계속하게 됐다는 말도 덧붙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다만 2015년 필로폰을 유통하고 판매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부인했다. 또 아버지가 친하다고 자랑한 경찰청장이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았다고 SBS는 설명했다.

황씨는 이날 오후 2시5분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입감돼 있던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서면서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후 수원지법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면서 일부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마약 공급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황씨는 “아니요”라고 답했다. 아버지랑 친하다는 경찰청장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수원지법은 6일 오후 6시50분쯤 “도주 우려가 있어 구속할 필요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황씨는 지난 2015년 5~6월, 9월에 필로폰을 지난해 4월엔 향정신성 의약품을 불법 복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황씨가 마약을 투약한다는 첩보를 입수, 지난해 10월부터 수사를 벌였지만 압수수색 영장이 검찰 단계에서 2차례 기각되고 소환에도 불응해 ‘봐주기식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 의혹은 지난 2일 황씨로 추정되는 여성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더욱 증폭됐다. 녹취록 속 여성은 경찰 고위층 인사들과 친분을 과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 여성은 “중앙지검 부장검사? 우리 삼촌이랑 우리 아빠는 경찰청장이랑 다 알아. 장난하냐? ‘개베프’야”라고 말해 황씨의 부친과 친분이 경찰청장이 누구냐는 궁금증이 네티즌 사이에서 증폭됐다.

또 다른 녹취록에서도 황씨로 추정되는 여성이 “나 지금 아예 남대문경찰서에서 제일 높은 사람까지 만나고 오는 길이야. 내가 사진도 올렸지만 그냥 민원실도 아니야. 경제팀도 아니고 사이버수사팀도 아니야. 나는 ”이라고 자랑하는 내용도 담겼다.

황씨는 앞서 2015년 대학생 A씨에게 필로폰을 공급한 혐의 등으로 서울 종로경찰서에 입건됐지만 단 한차례의 소환조사 없이 검찰에 무혐의 의견으로 송치됐고 검찰도 무혐의 처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