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안 일대에서 난 대형 산불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속초시 시장이 산불이 발생했던 4일 밤 제주도로 가족여행 중이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네티즌 사이에선 “불 날 줄 알고 갔겠냐”는 옹호 의견과 “산불조심기간에 가족여행을 간 건 안일한 대처”라는 비판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SBS는 ‘8시 뉴스’는 산불이 발생했던 4일부터 5일 오전 10시20분까지 약 15시간 동안 김철수 속초시장이 자리를 비워 부시장이 이를 대체했다고 5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 시장은 매체에 “아내의 환갑과 결혼 35주년을 맞아 제주도 가족 여행 중이었다”며 “4일 오후 8시 비행기로 돌아오려 했지만 마지막 비행기가 매진이어서 5일 첫 비행기로 귀환했다. 대신 부시장에게 산불 관리를 부탁했다”고 해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시장은 5일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 긴급 관계 장관회의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진행된 현장 브리핑도 김 시장이 아닌 전길탁 부시장의 몫이었다. 김 시장이 속초시청 상황실에 나타난 건 오전 10시20분쯤이다. 처음 불이 난 4일 저녁 7시 17분에서 15시간이 지난 뒤였다.
‘산불조심기간’으로 범정부 차원의 산불 예방 총력대응이 이뤄지던 시기에 개인적인 이유로 자리를 비웠고 결과적으로 대형 재난 상황에서 시민 보호를 위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은 시장으로서 바람직하지 않은 처신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찬반 논쟁을 벌였다. “산불 날 줄 알고 여행 갔겠냐” “부인 환갑에 결혼기념 35주년이면 여행 갈 수 있는 것 아니냐” “아침 첫 비행로 왔으며 빨리 온 거네” 등의 옹호가 있는 반면 “산불조심기간에 가족여행은 적절하지 못하다” “해외도 아니고 제주도에서 오는데 15시간이나 걸리냐?” “무능하고 안일한 대처로 속초 시민들이 희생됐다” “내로남불의 표상이다” 등의 비난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비행기 표를 구하지 못했다는 해명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비행기엔 비상 상황을 대비해 여유 좌석이 있기 마련인데 표를 구하지 못했다는 건 핑계에 불과하다”는 비판 의견의 있는 반면 “시장이라면서 표를 구해 복귀했다면 특혜라고 또 시비 걸었을 것”이라는 옹호 의견도 있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