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이일재, 2개월 전 시한부 판정받아…품위 있게 떠났다”

입력 2019-04-05 18:00
폐암 투병 끝에 별세한 배우 이일재의 빈소가 5일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됐다. 향년 59세. 발인은 7일 오전 8시 30분, 장지는 용인 천주교 공원이다. 뉴시스

폐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이일재(59)씨 부인 황지선씨가 “(남편은) 올해 2월 2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뒤 마음의 정리를 하며 삶의 끝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황씨는 “(남편이) 2017년 3월에 폐암 판정을 받았다”며 “시한부 판정을 받은 후에는 영정 사진도 찍고 추모공원 자리도 가보며 삶의 끝을 맞이했다”고 5일 이데일리에 밝혔다.

이어 “2개월간 가족끼리 많은 대화를 나누고 결혼기념일에는 가족끼리 여행을 갔다”면서 “추억도 만들고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편은 딸들에게 어떤 남자를 만나야 하는지, 세차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와 같은 조언도 해줬다”고 전했다.

황씨는 고인이 “밖에서는 늘 약자 편에 서던 남자다운 분”이었다고 했다. 그는 “톱스타 반열에 있을 때도 단역 배우의 밥과 신발을 사주며 챙기던 그 선한 마음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이씨는 이날 새벽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망했다. 황씨는 “의지가 강한 분이라 끝까지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주무시던 상태로 편안하고 품위 있게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고인은 20대 초반이었던 1981년 연극배우로 데뷔했다. 그가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것은 1990년 영화 ‘장군의 아들’에 출연하면서였다. 고인은 주인공 ‘김두한’의 친구인 ‘김동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후 ‘폭풍의 계절’ ‘장녹수’ ‘야인시대’ 등을 통해 드라마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다. 폐암 판정을 받은 해인 2017년에는 배우 이성민, 조진웅 등이 주연을 맡은 영화 ‘보안관’에 특별출연 하기도 했다. 부인 황씨와는 2000년에 결혼해 슬하에 두 딸을 뒀다.

고인의 빈소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7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7일 오전 8시30분, 장지는 용인 천주교 공원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