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자료 40조원 받은 매켄지 베이조스는 누구? “아마존 설립에 큰 역할”

입력 2019-04-05 16:54 수정 2019-04-05 17:10
매켄지 베이조스. 파이낸셜뉴스 홈페이지 캡처

세계 최고 부호 제프 베이조스(55)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부인 매켄지 베이조스(48)에게 40조원 이상의 아마존 지분을 넘기고 이혼하기로 했다. 동시에 매켄지는 세계 여성 부호 4위에 오르게 되면서 그가 엄청난 규모의 위자료를 받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켄지는 4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베이조스와의 이혼 합의사항을 게시했다. 트윗에 따르면 제프는 자신의 아마존 지분 중 25%를 매켄지에게 넘기기로 했다. 지분 가치는 358억 달러(약 40조 6000억원)로 추정된다. 매켄지는 아마존 전체 지분의 4%를 보유하게 됐고 제프, 자산운용사 뱅가드그룹와 함께 3대 주주로 오르게 된다. 다만 지분의 의결권은 제프에게 남겼다.

아마존에 대한 제프의 지배력은 별 타격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켄지는 로레알 창업자 손녀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로, 월마트 창업자의 딸 앨리스 월턴, 초콜릿 업체 마스그룹의 상속녀 재클린 마스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재산이 많은 여성 부호가 됐다.

매켄지는 누구? “아마존 설립에 큰 역할”

매켄지가 위자료 40조원으로 단숨에 세계적인 여성 부호로 떠오르면서 그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매켄지의 행보를 “결혼 장사”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매켄지는 아마존 설립 당시 남편 제프 못지않은 공헌을 한 인물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한다.

매켄지는 아마존 사업 초기 회계를 책임지고 도서 주문과 출하 작업 등을 담당하던 인물이다. 제프가 뉴욕에서 시애틀까지 장장 2800마일 넘는 길을 달리며 아마존 사업 구상을 할 때 차를 운전한 이가 매켄지였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소설가인 매켄지는 ‘아마존’이라는 이름을 짓는 데에도 공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 베이조스와 매켄지 베이조스. AP뉴시스

매켄지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나에게 ‘비즈니스맨’ 기질은 별로 없지만 남편의 열정적이고 흥미로운 생각들에 귀 기울였다”며 “제프가 모험을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동반자인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모험에) 함께 뛰어드는 것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마존 초창기에 매켄지는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했다”며 “그는 아마존을 작은 온라인 도서판매 사이트에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변신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제프와 운전하며 함께 사업을 구상한 매켄지는 아마존 설립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본업은 소설가…“학창시절 최고의 학생”

현재 매켄지의 직업은 소설가다. 미 프리스턴대를 졸업한 매켄지는 2005년에 ‘루터 올브라이트의 시험(The Testing of Luther Albright)’으로 등단했고 2013년 소설 ‘함정들(Traps)’을 집필했다. 프리스턴대에서 매켄지를 가르친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토니 모리슨은 그를 가리켜 “내 문예창작수업을 들은 학생들 중 가장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모리슨은 매켄지의 데뷔작에 대해서도 “희귀할 정도로 정교한 소설”이라고 찬사했다.

아마존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우뚝 선 뒤 매켄지는 사업 일선에서 한 발 물러서 소설 집필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책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The Everything Store)을 쓴 브래드 스톤은 “매켄지는 확실히 사업보다 문학에 열정이 있었다”고 NYT에 말했다. 매켄지는 두 번째 소설인 함정들을 소개하는 인터뷰에서 “살면서 맞닥뜨리는 불행, 함정, 모순적인 사건들은 결국 우리가 가야할 곳으로 인도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공감을 사기도 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