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장, ‘일하는 국회법’ 통과에 “내가 직접 닦달할 것”

입력 2019-04-05 16:44 수정 2019-04-05 17:12

문희상 국회의장이 5일 자신이 제안한 ‘일하는 국회법’이 본회의를 통과하자 “오늘은 국회 개혁의 기본 틀이 마련된 날”이라며 “이제 누구 탓을 할 수도 없다. 소위원회 활동이 실제로 활성화되도록 닦달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깜짝 간담회를 열고 자신이 직접 일하는 국회법의 취지와 배경을 설명했다. 문 의장은 “국회개혁 1호 법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며 “국회가 스스로 신뢰를 회복하자는 차원에서 실력 있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는 목표로 추진했다”고 말했다.

‘일하는 국회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개정안은 각 상임위원회가 두 개 이상의 소위원회를 두고, 매월 2회 이상 소위원회가 열리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회의 개최 자체를 정례화하면서 국회의 법안 심사 속도를 높이기 위한 차원이다.

‘별다른 처벌 조항이 없어서 실효성이 있겠냐’는 질문에는 “그런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내가 별 짓을 다할 것”이라고까지 했다. 문 의장은 “내가 책임지고 해야 된다. 누구도 탓할 수 없다”며 “직접 닦달하겠다. 모든 국회 조직이 나서서 어느 위원회가 법안 심사가 얼마만큼 밀려있는지 계속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차원에서 전방위적인 압박을 펼치겠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의회론자’로 꼽히는 문 의장은 국회의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국회법 개정안에는 국민 전자청원제도를 도입하는 내용도 담겼다. 문 의장은 “청와대에는 입법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없는데, 다들 입법을 해달라는 청원을 청와대에 한다. 우리는 청와대에 가면 다 되는 줄 안다”며 “국회가 스스로를 업신여기기 시작하면서 남들도 국회를 없긴 여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20대 하반기 국회의 역할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문 의장은 “20대 전반기 국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의결한 것으로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20대 하반기 국회는 아무런 제도적 뒷받침도 못한 것으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그게 서러워서 죽기 살기로 (개혁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87년 개헌 이후) 30년이 지났다. 당연히 썩어 문드러지는 정도가 됐을 것이다. 그러니 촛불이 나오고 1700만명이 모였다”며 “이것을 제대로 마무리 하지 않으면 되겠느냐. 어떤 형태로든 (민주주의가) 역주행 할 것”이라고 했다.

또 현재 국회의 모습에 대한 쓴 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문 의장은 “개혁 입법을 하나도 못하고 있다. 지금도 서로 싸우고 있다”며 “나중에 뭐라고 그러겠나”고 탄식했다. “논리와 정책으로 싸우라니깐 쌍소리와 막말로 싸우고 있다”는 따끔한 충고도 남겼다.

김판 박재현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