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디서 살아야 되나요. 살 곳을 마련해 주세요.”
5일 강원도 속초시 동명동의 화재현장에서 만난 조모(59)씨는 “보상은 나중에 해 주더라도 지금은 정확한 피해조사와 함께 조속한 철거와 거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번 산불로 집을 잃었다.
조씨는 “피해를 입은 주택이 워낙 많기 때문에 철거를 하고, 새로 집을 짓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집 잃은 사람들이 컨테이너 등 임시거처에서라도 맘 편히 먹고 잘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마을 주민 이용순(52)씨는 “이재민들은 워낙 급하게 대피하는 바람에 집에서 건진 것이 하나도 없다”며 “생필품과 옷, 이불 등 당국의 물품지원과 함께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이재민들에게 심리적인 치료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강원도동해안산불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속초와 고성, 강릉과 동해에서 연이어 발생한 산불로 고성 105채, 속초 20채 등 총 125채가 잿더미가 됐다. 강릉 산불은 주택 110여채를 태웠다. 집을 잃은 이재민은 강릉 100명, 고성 304명, 속초 70명 등 총 474명으로 집계됐다.
강원도는 지자체와 구호협회, 적십자사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긴급구호물자, 칸막이 등을 지원했다. 또한 BGF, 롯데, GS 등 민간기업과의 재해구호지원 협약을 토대로 식료품과 생필품 등을 지원했다.
고성과 속초지역은 적십자사 이동급식차 5대, 강릉은 자원봉사센터 밥차를 이용해 대피소를 이용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식사를 지원하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집을 잃은 이재민의 수요를 파악한 뒤 주거안정 지원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속초=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