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로 거침없는 성장을 했던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진에 고개를 숙였다. 반도체 시장이 저점을 찍고 반등하지 않으면 당분간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은 14.13%, 영업이익은 60.3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6년 3분기(5조200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17년 2분기 이후 이어오던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기록도 7분기 만에 깨졌다.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꼽힌다. 반도체의 경우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이익이 크게 줄었다. 또 주요 클라우드, 서버 업체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재고가 충분해 추가 구매에 나서지 않은 것도 원인이다.
여기에 아마존에 공급했던 10나노 후반대 서버용 D램 일부에 불량 문제가 발생한 것도 이익이 줄어든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불량이 많지 않아 이로 인한 손해는 시장의 우려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분기 반도체에서 약 4조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XS 판매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이폰XS의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는데 판매량이 예상보다 적었다. 디스플레이는 1분기 적자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은 갤럭시S10이 전 세계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분전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반등에 성공하는 등 글로벌 판매에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전자 IM부문은 1분기 2조원 후반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사업부문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