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의 청약경쟁률 4.82대1…울산·거제 부동산, 조선업과 동반 부활?

입력 2019-04-05 00:10
문수로 두산위브더제니스 견본주택 내부. 리얼투데이 제공

조선업 침체와 경기 불황으로 타격을 입었던 울산의 부동산 시장에 오랜만에 훈풍이 불었다. 지난 3일 1년 만에 재개한 분양에서 1순위 청약 경쟁률이 평균 4.82대 1을 기록하면서 시장에서는 울산 경기가 회복되는 신호로 보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경남 거제도 최근 부동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문수로 두산위브더제니스’ 아파트는 전날 끝난 1순위 청약에서 219가구(특별공급제외) 모집에 1056명의 수요자가 청약해 평균 4.8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84㎡D타입에서 나왔다. 15.47대 1이었다.

부동산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는 “오랜만에 분양을 재개한 올해 울산의 첫 단지인만큼 많은 수요자들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울산 지역 부동산 시장은 이날 청약 열기를 두고 시장 회복에 대한 긍정적 신호라는 조심스러운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 동안 울산은 조선업 불황으로 지역 경제에 타격을 입었다. 현대중공업 등이 한동안 수주를 받지 못하면서 관련 중소업체들이 줄도산했고 식당 등 자영업자들도 문을 닫았다.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울산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울산의 부동산 경기도 침체됐다.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했고 차액을 기대하고 ‘갭투자’에 나섰던 집 주인들은 역전세난에 몰렸다. 거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올해들어 두 지역서는선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조선업 수주와 부동산 시장 흐름을 연결하면서 나온 것이다. 조선업의 경우 수주를 받으면 선박을 건조하는 데 1년6개월에서 2년 정도 걸린다. 따라서 자금이 유입되는 시점도 2년 후가 된다.

2016년 조선업 수주 물량이 전년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울산 지역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무너진 건 2년 뒤인 2018년이었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월 발표한 2018년 국가별 선박수주 실적 최종집계를 보면 한국은 세계 선박 발주량 2860만CGT 중 44.2%에 해당하는 1263만 CGT를 수주해 국가별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1년 이후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1위를 탈환한 것이다.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울산과 거제 등 조선업 지역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미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실거래 자료를 보면 울산 남구 신정동 ‘문수로2차아이파크2단지’ 전용면적(84㎡)은 지난 2월 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유사한 면적의 아파트가 4억4900만원이었던 것에 비해 3000만원 가량 오른 것이다.
남구 옥동 ‘대공원한신휴플러스’의 전용면적도 지난 1월에 전년보다 6000만원 오른 가격에 팔렸다.

거제에서도 지난 1월 수월동 ‘거제자이’의 전용면적이 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 유사한 층수의 아파트가 2억5300만원에 팔렸던 것보다 무려 1억원 가량 오른 것이다.

조선업 부활과 부동산 회복을 바로 연결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공급 물량은 많지만 실제 거주하는 인원은 늘어나지 않아 가격이 오르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3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4월 울산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66.6으로 전월대비 1.4포인트 하락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했을 땐 14.5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돌 정도로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

HBSI는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500여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공급자(건설사)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이 전망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건설사의 비율이 높다는 뜻이다.
지난 2월 울산지역 미분양도 1009가구로 한 달 전보다 0.3% 늘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