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쿡, ‘조리기+정수기’ 정수조리기 B2B시장서 호평

입력 2019-04-04 17:38

“조리기일까요? 정수기일까요?” 주방가전 전문 브랜드 하우스쿡(대표 신영석) 기술개발 연구소장 전종민 부장이 4년 동안 시행 착오를 거쳐 2016년 8월 개발완료한 ‘정수조리기’를 놓고 한 말이다. 이 제품은 고효율 인덕션 기술로 조리가 가능하다. 여기에 정수 기능을 넣어 정수기로도 쓸 수 있다. 2017년 출시 후 케이터링 업체와 해외 수출 등 B2B 시장서 호평 받고 있다. 지금은 일반 가정과 매장 등 B2C로도 진출 중이다.

전종민 부장이 재직 중인 범일산업㈜은 1980년 10월 ‘범일금속공업사’로 출발한 40년 업력 보유 업체다. 매일 만나는 전기압력밥솥, 전기프라이팬, 인덕션 열판 부품을 생산한다. 국내 열판 부품 공급 1위 업체로 시장 40%를 점유 중으로 ㈜쿠첸, 쿠쿠전자㈜, LG전자㈜ 등에 공급 중이다. 또, 국내 기업 중 열판 및 인덕션 코일 부품 수출 기업은 범일산업㈜이 유일하다.

전종민 소장은 지난 2012년 하우스쿡의 법인 범일산업㈜에 입사했다. 입사 당시 회사는 변화를 꾀하고 있었다. 부품 납품서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신 성장 동력 사업을 준비하던 시기였다. 이를 위해 신제품 사업 여러 아이디어가 나오던 때다. 처음엔 당연히 범일산업㈜ 40년 기술이 녹아든 열판 코일에 의견이 모였다.

“회의 후 ‘이거다’ 싶은 제품은 이미 다 나와 있었죠. 연구소 직원들이 스트레스 풀려 마신 소주만 모으면 욕조 하나 채울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전 소장은 인덕션 관련 제품 기술력은 최고지만, 이미 시장은 다른 제품이 선점해 있어 진입이 어려웠던 때를 떠올리면 이처럼 말했다.

이러던 중 ‘정수기’ 얘기가 나왔다. 조리 인덕션에 정수기를 조합하자는 의견. 조리기 시장에서 정수기능은 하우스쿡 제품이 유일하다. 급수 조리기는 있지만 정수기능은 없다. ‘순간 이거다’ 싶어 직원들은 곧바로 매달렸다. ‘정수기+조리기’ 개념은 지금도 생소 하지만 첫 개발 당시엔 더했다. 벤치마킹 할 제품도 없어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이었다. 우선 둘을 조합해 외관을 만드니 소형 냉장고 크기가 나와 디자인, 내부 설계를 바꾼 것만 60여차례다. 전종민 소장 겨우 크기를 줄여 시험작동 때는 멀쩡히 작동하다 멈춘 것은 애교라고 말한다. “에디슨은 무슨 생각으로 발명하며 살았을까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약 3년 동안 개발을 거쳐 ‘정수조리기’가 드디어 완성된 것은 2016년 3월이었다. 하지만 즐거움은 잠시, 이제 시작 이었다. 시연하다 샘플 10대 중 3대가 먹통이 됐다. 코드를 뽑아야 전원 꺼지는 제품도 있었다. 샘플 10대 모두 해체해 일일히 부품 점검을 다시 했다. ‘처음부터 다시’를 12번이나 했다고 한다. “지금 정수조리기 개발 때까지 한 50대 정도는 해먹은 것 같네요” 현 소비자가로 치면 3천만원 가까운 금액을 날렸다는 전종민 소장. 불량 부분을 고친 뒤 겨우 안정적인 완성품 생산에 성공했다. 그러나 남은 문제를 찾기 위해 출시를 미루고 다시 테스트를 했다.

완벽한 제품을 만들고 나자 다른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다고. 전소장을 비롯한 연구소 직원들은 하루 평균 라면 5봉지, 만두 10개를 먹었다. 최적의 맛을 내는 조리 시간과 기능 개발이 시작됐다. “따로 점심 안먹어도 될 정도였죠. 어느 날 저녁엔 라면 끓이다 문득 식품연구소장인가 생각한 적도 있죠” 국산 라면뿐 아니다. 전 세계 라면은 물론 쌀국수, 파스타, 밥, 탕 등 끓일 수 있는 것은 모두 테스트하며 먹었다. 이렇게 총 4년의 기간과 8억원 비용이 들어가 지금의 조리기가 나왔다.

테스트를 마치고 2017년부터 시장에 나온 하우스쿡 정수조리기는 시장서 좋은 반응이다. 정수기와 조리기가 합해져 주방 공간을 줄이는 신혼부부에게 인기다. 사내 복지가 필요한 기업과 구내 식당에서 많이 찾고 있다. 지난해 중순부터는 해외 수출이 시작 됐다. 올해 초 인도네시아 프랜차이즈 업체 ‘서클 K’에 시연 후 수출 협상 중이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