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고(故) 장자연씨 사건의 수사를 맡았던 A검사의 발언을 윤지오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반박했다.
이데일리는 지난달 18일 A검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장자연 사건의 증인인 윤씨의 진술에 상당한 기대를 걸었으나 진술에 신빙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윤씨가 “21살의 나이였던 내가 느끼기에도 당시 수사는 부실하게 이루어졌으며 수박 겉핥기식 질문이 되풀이됐다”며 제기한 부실수사 의혹을 반박하는 발언이었다.
A씨는 윤씨의 진술을 믿기 어려웠던 이유로 ‘진술 변경’과 ‘모순’을 꼽았다. A씨는 “윤지오는 2008년 8월 강제추행 장면에 대해 매우 상세히 진술하면서도, 정작 강제 추행한 사람의 인상착의는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며 “당시 참석한 남자는 3~4명에 불과하고 상당 시간 동안 같은 공간에 있었음에도 강제 추행한 사람의 인상착의를 잘못 기억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윤씨가 누가 장씨를 추행했는지 특정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A씨는 “윤지오는 홍모씨의 명함을 토대로 ‘홍씨가 범인’이라고 줄곧 지목했다가 한 달이 지나 홍씨의 알리바이가 밝혀진 후에야 ‘조모씨가 추행했다’고 변경했다”며 “윤지오는 경찰 1회 조사 시 추행자의 인상착의를 ‘나이 50대 초반에, 일본어를 유창하게 잘하는 사람’이라고 말했으나 이는 조씨의 인상착의와 달랐고, 경찰이 진행한 세 번의 조사 당시 윤지오가 사진들을 보며 지목한 추행자의 인상착의는 조씨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언론사 사장들이었는데, 인상착의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조씨를 갑자기 범인으로 지목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현재 언론에서 ‘기존의 수사는 부실했고 윤지오의 진술이 모두 옳다’는 식의 선동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며 “국민적 관심사를 보도할 때는 최소한 그 진술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에서는 윤지오를 유일한 목격자라고 하지만 당시 현장에는 윤지오, 장자연, 조씨 외에도 3~4명이 더 있었고, 다른 3~4명의 사람들과 윤지오의 진술이 상반되며 윤지오보다도 훨씬 더 장자연과 절친했던 사람들도 ‘성접대나 강제추행 사실에 대해선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A검사의 발언에 대해 윤씨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씨는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A검사가 애초에 피고인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않았으며 수사가 부실했다는 글을 작성했다.
그녀는 “처음 사진을 보여주셨을 때 피고인이 없어 지목하지 못했고, 경찰에서 준 명함을 토대로 지목한 것이다”라며 “당시 부실했던 검사 측의 사과를 받아도 못마땅한데 상당히 불쾌하고 모욕적이다”라고 언급했다.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 중 윤씨만 다른 진술을 하고 있다는 A씨의 발언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녀는 “인물과 상황에 대한 진술은 저만 일관되고 나머지 증인자들과 피고인의 진술은 엉망이다”라며 “21살 당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있지도 않은 말을 수차례 증언하며 늦은 밤부터 아침까지 이어지는 조사에 응하고, 학교에 가고, 일을 가며, 집에 돌아와 기자들을 뵙겠냐”고 말했다.
그녀는 또 “본인이 떳떳하시다면 실명으로 인터뷰하라”면서도 “제대로 된 정황을 밝히고 경찰 측이 인정한 부실수사를 본인도 인정하라”고 언급했다. 이어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좋은 법조인들이 오해받고 제가 감사히 여기는 현재 검사님들이 곤욕을 치르는 것이다”라며 “말을 바로 하셔야 하는 법조인이 말은 똑바로 하시길 바랍니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강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