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고개 푹 숙이고…압송된 황하나, ‘마약 출처’ 질문에 침묵

입력 2019-04-04 16:46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가 4일 오후 경기 수원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뉴시스

마약 투약 혐의로 4일 체포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씨가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압송됐다.

이날 오후 2시50분쯤 경기남부청에 도착한 황씨는 주황색 후드티에 긴 치마 차림이었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그는 고개를 푹 숙이고 조사실로 이동했다.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이 ‘혐의를 인정 여부’ ‘마약 출처’ 등을 질문했지만 황씨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경찰은 황씨를 상대로 마약 투약 혐의 등에 대해 고강도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조사는 밤늦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후 황씨는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될 예정이다.

앞서 경기남부청 마약수사대는 황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성남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지난해 황씨가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입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수사를 벌여왔다. 첩보에는 황씨의 과거 필로폰 투약 혐의는 물론 다른 마약 관련 의혹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첩보를 입수한 뒤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 신청했지만 검찰에서 모두 반려했다. 황씨는 이후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해왔다.


황씨는 2015년 9월 강남 모처에서 지인 조모씨에게 필로폰 0.5g을 건네고 함께 투약한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수사를 받았다. 당시 종로경찰서는 별다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2017년 6월쯤 황씨에 대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황씨는 이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한 매체의 보도로 당시 경찰과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황씨가 단 한 차례의 소환 조사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당시 수사 과정에 문제점이 없었는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내사에 착수한 상태다.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인 황씨는 가수 박유천의 전 여자친구로도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은 한때 약혼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결별했다. 황씨는 SNS 스타로도 유명하다.

남양유업은 황씨의 마약 관련 의혹이 나온 뒤 “오너일가 봐주기식 수사 의혹과 회사는 전혀 무관하다. 황씨 일가족 누구도 회사와 관련한 일을 하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