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공격수 손흥민이 펄펄 날았다. 손흥민의 활약 덕에 토트넘은 새 구장에서 치른 첫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맛봤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새집 뉴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첫 골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새겼다.
토트넘은 4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2대 0으로 승리했다. 새 구장에서 승점 3점을 챙긴 토트넘은 아스널을 넘고 리그 3위 탈환에 성공했다. 리그 5연속 무승(1무 4패)의 늪에서도 벗어났다.
경기의 주인공은 최근 부진했던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에릭센이었다. 연패에 빠져있던 토트넘 경기를 살펴보면 에릭센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토트넘의 지공 상황이 세밀하게 이루어지려면 기본적으로 연계와 볼 전개의 중심인 에릭센이 높게 전진해야 한다. 최근 흐름은 그렇지 못했다. 상대 압박에 고전하며 효율적인 볼 배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손흥민 역시 날이 서 있던 발끝이 잠잠해졌다. 단순히 득점만이 아니라 직접 슛과 스프린트 빈도도 줄었다. 지난 2월 10일 레스터시티전(3대 1승) 이후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이 끊겼다.
이날은 달랐다. 손흥민도, 에릭센도 몸이 가벼워 보였다. 에릭센은 효율적으로 상대 미드필더들을 압박하며 공격적으로 볼 전개를 해나갔다. 손흥민은 잇따라 상대 수비수들을 달고 다니며 위협적인 슛을 날렸다. 선제골에서도 두 선수가 합작했다. 후반 10분 에릭센이 날카롭게 찔러준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정확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슛은 루카 밀리보예비치 발에 살짝 굴절된 후 골라인을 통과했다.
손흥민의 발끝이 유독 예리했다는 점은 기록에서도 드러난다. 손흥민이 시도한 4개 슛 중 3개가 상대 골문으로 향했다. 75%의 성공률이다. 위협적인 키패스도 2개나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17골을 기록하며 득점왕 경쟁을 펼치던 해리 케인은 달랐다. 7개의 슛을 시도했지만 유효 슛은 2개가 전부였다. 이날 에릭센과의 호흡에서도 알 수 있듯 케인에게 집중되던 공격 루트가 어느 정도 손흥민에게도 분산됐다는 뜻이다. 손흥민은 확실한 결정력으로 기대에 응답했다.
손흥민이 득점하면 토트넘은 승리했다. 유의미한 기록이다. 시즌 첫 골인 지난해 11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부터 그랬다. 손흥민이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 복귀 후 4경기 연속골을 터뜨렸을 때도 토트넘은 모두 승리를 챙겼다.
영국 방송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에게 평점 8을 부여하며 ‘맨 오브 더 매치’(경기의 최우수 선수)로 선정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