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를 뺄까 말까’ 바르사의 로테이션 고민

입력 2019-04-04 13:30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FC바르셀로나 감독이 3일 비야레알과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0라운드 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게티이미지

스페인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은 지금쯤 큰 고민에 빠져있을 법하다. 시즌 막바지에 치닫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선수들의 숨 고르기다. 적절한 부분 로테이션을 활용해 효율적인 체력 분배를 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현재 바르셀로나의 흐름은 여유롭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스페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 프리메라리가까지 3개 대회를 병행하고 있으나 그중 두 개는 이미 성공적으로 안착됐다. 프리메라리가에서 시즌 종료까지 8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2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승점 62)와 8점 차까지 벌렸다. 이미 우승이 유력하다. 국왕컵은 다음 달 발렌시아와의 결승전 단 한 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만 힘을 쏟으면 된다는 얘기다.

특히 팀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리오넬 메시는 특별 관리 대상이다. 메시는 최근 몇 년간 바르셀로나 경기 대부분을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이번 시즌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프리메라리가에서 바르셀로나가 치른 30경기 중 28경기를 뛰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부상으로 나설 수 없었던 조별예선 두 경기를 제외하고 전 경기에 나섰다. 메시가 최근 몇 년간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유독 제힘을 쓰지 못했던 이유도 체력적 부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탓이 컸다.

발베르데 감독의 선수단 기용폭은 넓지 않다. 부임 기간 내내 선수단 로테이션 정책에 대한 비판이 따라다녔을 정도다. 오스만 뎀벨레와 함께 좌측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는 말콤은 이번 시즌 프리메라리가 선발 출전 기록이 단 두 차례에 그쳤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FC바르셀로나 감독이 3일 비야레알과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0라운드 경기에서 교체 투입을 준비하는 리오넬 메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게티이미지

발베르데 감독도 비판의 목소리를 들었다. 4대 4 무승부를 거뒀던 3일 에스타디오 데 라 세라미카에서 치른 프리메라리가 30라운드 비야레알과의 경기에서 그러한 정황이 포착됐다. 그간 많은 경기를 뛰었던 메시와 이반 라키티치가 선발에서 제외됐다. 이들은 모처럼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메시와 라키티치의 휴식은 오래가지 못했다. 비야레알의 공세에 고전하며 열세에 처하자 발베르데 감독은 후반 들어 급하게 이들을 투입했다. 동점골이 필요한 상황에서 승리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결국 발베르데 감독의 비효율적인 로테이션 정책이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을 만든 셈이다.

바르셀로나는 3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번 시즌이 그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리그 우승이 유력한 상황에서 안정감을 찾았다. 무엇보다 메시의 발끝이 절정에 올라있다. 이번 시즌 39경기에 나서 42골을 몰아쳤다.

이제는 발베르데 감독이 효율적인 선수단 로테이션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다. 완주에 성공하려면 끝까지 뛸 수 있는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바르셀로나에 잠시 숨 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