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향방은 마지막까지 알 수 없었다. 현재 32라운드까지 진행돼 시즌 종료까지 6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선두 맨체스터 시티(승점 80)와 리버풀(승점 79)의 승점 차는 단 1점이다. 매 경기가 결승전인 셈이다. 올 시즌 2위에 머물러 있는 리버풀이 단 ‘1패’ 밖에 하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두 팀이 얼마나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지 짐작 할 수 있다.
맨시티는 4일 홈구장인 이티하드 스타디움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에서 카디프 시티를 2대 0으로 꺾었다. 상대적 약체인 카디프가 수비적으로 잔뜩 내려앉는 경기 운영을 펼쳤으나 맨시티의 공세를 끝까지 막아낼 순 없었다. 경기 시작 6분 만에 터진 케빈 더 브라위너의 골이 쉬운 승리를 이끌었다.
맨시티에 큰 의미가 있던 승리였다. 리버풀을 넘어 선두로 복귀하는 승리를 거두면서 여러 신예를 실험했다. 주말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준결승을 앞두고 주축 선수들의 체력적 과부하를 고려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복안이기도 했다. 가브리엘 제수스와 필 포덴, 알렉산드르 진첸코 등이 선발로 나섰다. 특히 18세의 어린 미드필더 포덴은 생애 첫 프리미어리그 데뷔의 감격을 맛봤다.
두 팀 모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은 일정은 리버풀에 좀 더 미소를 짓는다. 리버풀은 6일 펼쳐지는 사우샘프턴 원정 경기를 포함해 첼시(홈) 카디프 시티(원정) 허더즈필드(홈) 뉴캐슬 유나이티드(원정) 울버햄튼(홈)과 차례로 리그 경기를 치른다.
4위권 진입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첼시가 까다로운 상대로 꼽히나 경기가 열리는 장소는 리버풀의 홈구장 안필드. 리버풀은 안필드에서 37경기 연속 무패행진(27승 10무)을 달리고 있다.
맨시티는 크리스탈 팰리스(원정) 토트넘 홋스퍼 (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원정) 번리(원정) 레스터 시티(홈) 브라이튼(원정)을 앞두고 있다. 4위권 사투를 벌이는 토트넘과 맨유를 꺾어야 한다. FA컵에서도 4강까지 올라 챔피언스리그까지 3개 대회를 치르고 있다.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들뜬 분위기 속 신이 날법한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았다. 선수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카디프를 꺾은 4일 “앞으로 3일 안에 모든 대회 타이틀을 놓칠 수도 있다”며 “꿈을 이루고 싶다면 매 경기 이기겠다는 생각 단 한 가지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전무후무한 6관왕 업적을 달성했던 경험자로서의 충고이기도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말대로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의 주인은 뒤바뀐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