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민병헌(32)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민병헌은 지난 3일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안타를 몰아쳤다. 한 경기 개인 최다 안타 기록이다. 특히 7회 초 2사 2루 상황에서 카를로스 아수아헤(28)를 불러들이는 적시타를 뽑아냈다. 결승 타점이 됐다. 중견수 자리에서도 4차례 호수비를 보여주는 등 지난해보다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줬다.
민병헌은 롯데가 올 시즌 치른 10경기 가운데 지난달 31일 LG 트윈스와의 단 한 경기를 빼고 9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냈다. 19안타를 때려내며 최다안타 1위에 올라 있다. 타율 또한 0.452로 NC 다이노스 모창민(34)의 0.459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10득점 또한 2위 기록이다. 도루도 2개를 기록하고 있다.
현 기세대로라면 2016년 두산 베어스 시절 기록한 한 시즌 개인 최다인 166안타를 넘어설 수 있다. 타율은 2014년 0.345가 가장 높지만, 전반적인 공격수치는 2016년이 낫다.
그러나 아쉬운 대목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타점이다. 4타점이다. 1번 타자로 나선 탓도 있지만 2016년 두산 시절 87타점을 기록한 게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이다. 물론 시즌 100득점도 기록한 적이 없다. 20홈런을 기록한 시즌도 아직 없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득점권 타율이 조금 낮다. 0.222다. 주자 3루 상황과 1, 2루 상황에선 아직 안타를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 2, 3루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올해는 좌투수에겐 아직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투수에겐 타율 0.615, 언더핸드 투수에겐 0.200을 기록하고 있지만 좌투수에겐 0.167로 저조하다.
2018년 시즌을 앞두고 계약기간 4년, 총액 80억원의 FA 계약을 맺은 민병헌이다. 득점권 상황 대처 능력을 좀더 키운다면 100타점과 100득점을 올릴 수 있는 충분한 기량을 갖추고 있다. 그게 곧 롯데의 가을야구와 직결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