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댄스그룹 출신 박 도령의 수상한 사기행각(영상)

입력 2019-04-04 06:30 수정 2019-04-04 06:30

연예인 출신 박수무당 박 도령(가명)의 실체가 드러났다.

3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는 연예인 출신 박수무당 박 도령의 사기행각을 조명했다.

여성 무속인 양미정씨(가명)는 2년 전 박 도령과 연을 맺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동생과 함께 그를 찾아갔다가 “신내림 굿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미정씨가 신내림을 거부할 경우 그의 동생이 대신 받아야 할 운명이라고 했다.

그에게 신내림 굿을 제안한 박 도령은 1990년대 댄스 그룹에서 활동하던 유명 연예인이었다. 미정씨는 “얼굴이 널리 알려진 사람이 사기를 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결국 미정씨는 3700만원을 내고 신내림 굿을 받았다. 굿은 한 시간 동안 진행됐다. 박 도령은 미정씨에게 자리에서 뛸 것을 주문했다. 바닥이 푹신하긴 했으나 곧 체력이 바닥났다. 미정씨가 “힘들어서 더는 못 뛰겠다”고 말했지만 박 도령은 쉬지 말고 뛸 것을 요구했다.

이 영상을 본 송민 무속인은 “일반 사람은 3분 뛰면 못 한다”며 “이건 신이 오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헛수고 했다. 비싼 돈 내고 줄넘기를 하다 온 셈”이라고 설명했다.

미정씨는 수상한 신내림 굿 이후 무속인이 됐지만, 한 번도 조상신이 들어오는 경험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무속인 생활을 결심한 것은 한 달에 300만원의 수입을 보장해준다는 박 도령의 제안 때문이었다. 하지만 미정씨는 한 달에 80만원 정도를 받았다. 6개월 후 미정씨는 박 도령에게 신내림 굿 비용을 환불해달라고 요구한 뒤 헤어졌다.

연예인이었던 박 도령이 무속인의 길로 접어든 건 2016년으로 알려졌다. 희귀병을 앓는 딸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그의 사연이 방송에 전해지기도 했다.

방송에 따르면 박 도령이 처음 신딸을 받기 시작한 건 무속인이 되고 1년 정도 지난 뒤부터다. 박 도령은 4년 동안 6명의 신딸을 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신딸은 세 명이고, 이 중 인연이 됐던 친구들은 두 명”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신내림 굿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애동무당이 신딸을 만드는 건 이례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