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메이커’ 허수 “라이벌 꺾어 기뻐…한 단계씩 올라가겠다”

입력 2019-04-03 20:54
라이엇 게임즈 제공

‘쇼메이커’의 극장에 모래 병사들을 위한 자리는 없었다.

담원 게이밍은 3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와일드카드전에서 샌드박스 게이밍을 세트스코어 2대1로 제압했다. 담원은 이날 승리로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 진출, 오는 5일 킹존 드래곤X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담원이 뽐내는 상체 캐리 전략이 적중했다. ‘너구리’ 장하권의 라이즈, ‘쇼메이커’ 허수의 코르키를 준비해온 담원은 공수 양면에서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장하권이 스플릿 푸시를 책임지고, 허수가 포킹 공격으로 중심을 잡았다. 샌드박스는 양 쪽 어디에서도 눈에 띄는 이득을 취하지 못했다. 결국 하루 두 차례 넥서스를 잃었다.

허수는 이날 MVP 포인트 200점을 독식하는 등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인터뷰에 응한 허수는 “샌드박스는 함께 승격한 팀이기도 해서 라이벌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라이벌 팀을 꺾어 더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담원은 정규 시즌 1, 2라운드 경기에서 샌드박스에 내리 패한 바 있다. 이들은 어떻게 상대 전적을 뒤엎고 승리할 수 있었을까. 허수는 원동력을 대형 오브젝트에서 찾았다. 그는 “정규 시즌 때는 오브젝트에서 사고가 많았다. 싸움을 진다든가, 용을 그냥 내준다든가 했다”며 “오늘은 오브젝트를 잘 신경써서 이긴 것 같다”고 복기했다.

이날 신스킨 ‘웰시코르키’로 날아다닌 챔피언 코르키에 대해선 “리산드라 상대로 나쁘지 않은 것 같아 골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삼위일체가 나올 때까지 파밍만 하면서 버티려는 전략이었다. 그때까지 리산드라가 탑이나 바텀으로 도는 등의 사고가 나지 않게끔 최대한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제 담원은 오는 5일 킹존과 대결한다. 허수는 “정규 시즌 때 킹존 상대로 1세트도 못 이겼다. 제가 그때 너무 무기력하게 졌다”며 “이번에는 정말 잘 준비해서 반드시 이기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복수를 다짐했다.

정규 시즌 킹존전 이후 피드백을 했는지 묻자 허수는 “1라운드 때는 글로벌 골드를 크게 앞서는 상황에서 역전패했다. 사이드 라인에서 콜을 놓치면 안 된다는 피드백을 했다. 2라운드 때는 미드-정글 간 합이 잘 안 맞았다. 미드-정글 간 호흡에 관한 피드백을 주고받았다”고 답했다.

당초 허수의 포스트 시즌 목표는 샌드박스를 이기는 것이었다. 이날 승리로 첫 번째 목표를 달성한 그는 “앞만 봐야 할 것 같다”면서 “킹존전 이기기를 이번 목표로 삼겠다. 만약에 킹존을 이긴다면 그때는 SK텔레콤 T1 잡기를 목표로 하겠다. 한 단계씩 올라가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