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학대 돌보미, 경찰 출석해 “훈육 차원에서…” 해명

입력 2019-04-03 19:24 수정 2019-04-03 19:26

아동 학대 혐의를 받고 있는 아이돌보미 김모(58)씨가 경찰 조사에서 “훈육 차원에서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3일 오전 10시 14개월 영아를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아이돌보미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경찰은 CCTV를 통해 김씨가 2월 27일부터 3월 13일 사이 15일 간 총 34건의 학대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하루에 10건 넘게 학대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는 “훈육을 하려고 그랬다”며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자신의 행동이 학대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CCTV를 보니 심하다는 생각이 들고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몇 차례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출석할 때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며 “피해자 부부가 공개한 영상과 CCTV에 등장하는 학대 장면을 중점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서울 금천구에 사는 한 부부는 정부의 돌봄교사가 14개월 된 자녀를 3개월 간 학대·폭행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이 공개한 CCTV에는 아이 돌보미가 아이의 뺨을 수시로 때리고, 넘어진 아이에게 고구마를 억지로 먹이는 모습이 담겨 공분을 일으켰다. 아울러 우는 아이를 방치했다가 침대에서 떨어지니 쫓아가 거칠게 침대에 도로 눕히기도 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날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진 장관은 이날 오후 금천구 건가다가센터에서 아이돌봄 관련 긴급 간담회를 열고 “돌보미의 자격이나 교육에 신경쓰겠다”며 “이번아동 학대 사건에 대해 누구보다 심각성을 느끼고 있고, 아이의 상황을 직접 보게 됐을 때 충격을 느꼈을 어머니 뿐만 아니라 가족분들에게도 위로와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 전수 조사를 실시할 방침도 내놨다. 진 장관은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가정을 대상으로 이 문제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은폐된 사건이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며 “사건이 드러나면 아동전문기관의 협조를 얻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