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왱] ‘그알’ 최면수사로 그린 범인 몽타주, 믿을만할까(영상)

입력 2019-04-06 10:00 수정 2019-04-06 10:00

지난 30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엔 16년간 미제로 남았던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의 목격자가 나왔다. 제작진은 목격자의 16년 전 기억을 최면 수사로 복원해 사건 용의자의 몽타주를 그려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엔 ‘끔찍한 얼굴이다. 그런데 최면 수사, 이거 믿어도 되냐’는 문의가 쇄도했다. 우리에게 직접 의뢰가 들어온 건 아니지만 취재대행소 왱은 전북경찰청에 근무하는 법 최면 전문수사관 박주호 경위에게 전화했다.

박주호 경위는 먼저 최면 수사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주호 경위 “기억은 임시기억 단기기억 장기기억으로 있는데요. 장기기억으로 넘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사건 현장에서 긴장 초조 불안 두려움 즉 교감신경계가 움직이면 그 기억이 무의식으로 넘어갑니다. 잊어버려요. 순간 놀래가지고.”

박 경위는 꽤 긴 시간동안 친절하게 설명을 해줬는데 요약하자면, 최면 수사는 잊혀진 기억, 그러나 대뇌 어딘가에 남아있는 기억을 끄집어내는 과학수사 기법이다. 잊혀진 기억을 어떻게 끄집어낼까? 프로이드 정신분석학을 보면 인간은 의식, 전의식, 무의식을 갖고 있다. 무의식에 들어가면 특정 사건에 대한 기억력이 급격히 증가한다. 최면 수사는 최면상태로 들어가서 범죄의 재구성을 하고 그 다음에 다시 각성상태로 깨우는 거다. 그렇다면 무의식엔 어떻게 들어갈까? 아무리 ‘레드 썬’을 외친다고 최면 상태에 빠지는 게 아니다. 일단 대상자가 수사관을 믿지 못하면 최면에 들기 어려우기 때문에 먼저 수사관과 친밀감을 형성해야 한다.

박주호 경위 “그리고 나서 중요한 게 호흡입니다 호흡. 호흡을 통해서 릴렉스 시켜서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서 그 당시 사건현장으로 데려가는 거죠.”

그리곤 뇌에 뇌파 측정기를 연결해 대상자가 최면상태에 들어갔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최면 수사는 대상자의 최면 감수율이나 기억이 오염된 정도에 따라 신뢰도가 달라질 수 있다. 경찰청 범죄분석계장에게 전화해 물었더니, 최면 수사는 2016년 41건, 2017년 38건, 2018년 35건이 이뤄졌고, 현재 전국에 25명의 최면수사관이 활동하고 있다.

자, 그래서 박 경위님, ‘그알’ 제작진이 최면수사로 그린 범인 몽타주는 믿을 만 한건가요?

박주호 경위 “16년 전의 기억을 끄집어내기 전에 이분의 기억이 오염됐는지 먼저 판단을 했습니다. 그리고 목격했던 상황이 신빙성이 있는지 실험 해본 결과 진술의 신빙성이나 인지능력, 지각능력이 뛰어납니다. 즉 이 사람이 목격했던 게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라는 전제조건이 들어간 거죠. 그리고 16년 전의 기억을 거슬러 가기 전에 예비테스트를 했는데 최면 반응성이 생각보다 좋더라고요. 이제 사건 당시로 들어가 ‘지금 현재 뭐 보입니까’라고 물어보니까 현수막을 읽더라고요. ‘현수막에 있는 글자를 다 읽어보십시오’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전화번호 한 자리까지 다 맞추더라고요. 즉 목격한 상황이 어느 정도의 신빙성이 높다라고 판단했습니다. 그걸 토대로 몽타주를 두 시간에 걸쳐서 그리고 나니까 목격자가 ‘바로 앞에 범인이 서 있다. 소름끼칠 정도로 앞에 서 있다.’라고 했어요.”

법 최면 전문수사관은 이 몽타주가 믿을 만하다고 했다. 그나저나 이 몽타주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너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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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상 기자, 제작=홍성철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