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매체 “버닝썬 투자 ‘린 사모’ 남편은 도박재벌 위궈주… 수십조원대 자산가”

입력 2019-04-03 14:13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의 지인으로서 클럽 ‘버닝썬’에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대만 여성 ‘린(林) 사모’ 남편의 정체가 대만 언론에 의해 공개됐다. 한때 국내에서는 린 사모 남편이 ‘대만 총리급’ 인사로 알려져 있었으나 사실은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큰돈을 벌어들인 도박계 거물로 파악됐다.

대만 주간지 징저우칸(鏡週刊)은 3일 린 사모의 남편이 옛 도박 거물이었던 위궈주(于國柱)라고 지목했다. 이에 따라 린 사모라는 별명은 ‘위 사모’로 정정돼야 한다고 이 매체는 주장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위궈주는 대만 중부 타이중 출신으로, 도박장을 운영하며 수천억 대만달러를 벌어들인 인물로 알려졌다. 위궈주는 2005년 부자와 기업인을 납치해 거액의 몸값을 뜯어오던 조직폭력배 두목 장시밍(張錫銘)에게 납치당하기도 했다. 장시밍은 당시 위궈주의 몸값으로 무려 40억 대만달러(약 1470억원)을 요구해 대만 전역을 떠들썩하게 한 바 있다.

위궈주는 전성기 당시 하루에 벌어들인 돈이 4억 대만달러(약 150억원)나 됐다고 한다. 중국 도박 사이트인 ‘바오잉(寶盈)’을 5년 동안 운영하며 번 돈만 무려 4000억 대만달러(약 14조원)다. 위궈주가 커피 한 잔 마시다가 그 자리에서 700만 대만달러(약 2억5800만원) 상당의 포르쉐 스포츠카 구입을 결정하고 아내에게 선물한 건 타이중 지역 자동차 업계에서 ‘전설’로 남아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위궈주는 납치 사건 이후 외부 노출을 철저히 삼가며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타인에게 숨겼고 자신의 집에도 감시카메라를 촘촘히 설치해뒀다고 한다. 린 사모의 신분이 한동안 분명히 드러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심지어 위궈주가 운영하는 업체 직원들조차 그가 사장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위 사모가 ‘린 사모’로 잘못 알려진 건 그가 ‘이쥐 린(Yi-Ju Lin)’이라는 영문 이름을 사용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 영문 이름 자체도 위 사모의 진짜 신분을 숨기기 위한 속임수일 가능성이 있다고 이 매체는 주장했다. 위 사모의 실제 성은 ‘탕(唐)’씨로 알려졌으며 이름은 ‘베이베이’라는 애칭을 제외하고는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위 사모와 만난 적이 있는 사람들은 그가 붙임성 있고 시원시원한 성격이었다고 회상했다. 위 사모는 각종 명품 브랜드의 VVIP 대우를 받고 있음에도 매장 직원들을 친구처럼 친근하게 대했다고 한다. 이따금씩은 천진난만한 성격도 내보였다. 한 직원이 “어떤 물건이 가장 마음을 움직이느냐”고 묻자 위 사모는 “‘한정판’이라는 말만 들으면 사족을 못 쓴다. 그건 반드시 사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