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을 바르면 여드름과 피부 트러블 개선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드름 및 피부 트러블 증상 중 하나인 면포(여드름 속에 작은 좁쌀처럼 딱딱하게 고인 피지 성분)와 구진(피부에 생긴 작은 발진), 피부 붉어짐 개선에 효과적인 홍삼 내 항균 성분이 규명됐기 때문이다.
고려대 약대 이기용·육순흥 교수팀과 한국인삼공사 R&D본부 화장품연구소가 진행한 ‘홍삼의 지용성 분획으로부터 분리한 유효 성분의 항균효과 탐색’이라는 연구 논문을 약용 식물 연구 분야 국제 학술지 ‘파이토테라피 리서치’ 3월호에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19~40세 피험자 20명을 대상으로 4주간 홍삼 유래 항균 성분(파낙시놀, 파낙시돌)이 30mg 함유돼 있는 크림을 1일 2회씩 4주간 피부 트러블 부위에 바른 결과, 여드름의 주요 증상인 면포 (white head, black head)는 51.095%, 구진은 72.973%, 피부 붉어짐은 6.448%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에서 홍삼이 기존에 상업적으로 널리 활용되는 항균 주성분인 아젤라익산이나 과산화벤조일 대비 동등 이상의 항균 효과를 보임을 확인했다. 또 혐기성 환경에서 자라는 그람양성균인 여드름균, 충치유발균 등에만 특이적으로 높은 항균효과를 보였다. 그 외에 다른 균주에는 항균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또 홍삼의 폴리아세틸렌 계열의 파낙시놀, 파낙시돌이 주요한 항균 유효 성분임을 확인했다. 홍삼의 비사포닌 계열 중 하나인 폴리아세틸렌 성분은 항암, 항염, 뇌손상 예방 등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여드름균과 피부트러블에도 항균효과가 있다는 점을 임상으로 확인한 것이다. 홍삼의 비사포닌 성분의 중요한 기능성이 다시 한번 밝혀진 것이다.
과거 여드름은 청소년기의 호르몬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피부질환으로 성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으로 인해 청소년 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피부 트러블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 여드름 환자의 수는 3년간 약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잘못된 식습관, 생활습관, 스트레스, 대외 환경요인까지 더해지며 이러한 경향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고려대 이기용 교수는 “여드름 및 트러블 질환이 심각할 경우에는 ‘에리스로마이신’ 같은 항생제를 처방하는데, 남용할 경우 내성을 지닌 슈퍼박테리아의 출현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되며, 일반적으로는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나 티트리오일과 같은 천연물 원료가 사용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천연물 원료는 유효성이, 일반의약품 원료는 피부 자극 유발과 같은 안전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고 말했다. 이에 산업계에서는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보한 대체 소재의 개발이 요구돼 왔다. 이번 연구결과로 홍삼 성분이 그 대체 소재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