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는 벼랑 끝에 있다. 한 발자국만 물러서면 곧 낭떠러지다. 한 걸음 전진이 절실한 시점에서 상대적 약체를 만나게 됐다. 4일 새벽 3시45분(한국시간) 영국 런던 뉴화이트하트레인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와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를 갖는다.
토트넘의 상황은 절박하다. 최근 리그 5경기(1무 4패)에서 승리가 없었다. 한때 우승을 경쟁했지만 지금은 3위 아스널(승점 63)에 밀려 4위로 하락했다. 크리스털 팰리스를 이기지 못한다면 같은 시각 펼쳐질 6위 첼시(승점 60)의 경기 결과에 따라 두 계단 더 하락할 수 있다. 지난 1일 리버풀과의 맞대결에서는 정규시간 종료 직전 극적인 자책골이 터지며 1대 2 패배라는 뼈아픈 결과를 받아들였다.
크리스탈 팰리스전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에 충분하다. 새 구장 뉴화이트하트레인에서의 개막전이다. 당초 계획대로면 지난해 9월 개장 경기를 치러야 했지만, 안전 문제로 인해 개장 날짜가 연기됐다. 홈구장으로 빌려 쓰던 웸블리 스타디움을 떠나지 못하다 긴 기다림 끝에 진짜 안방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기대감은 상당하다. 선수단 모두 각오가 특별하다. 손흥민은 지난달 31일 리버풀전을 앞두고 새집을 쓰게 된 기대감을 드러냈다. “새로운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싶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역시 지난달 “그곳에서라면 어떠한 결과도 이뤄낼 수 있다”며 전의를 불태우기도 했다.
또 하나 기댈 것은 애매해진 크리스탈 팰리스의 순위다. 시즌 종료까지 7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시점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승점 36)의 현재 순위는 13위. 강등 마지노선인 18위 카디프 시티(승점 28) 하고도 차이가 꽤 벌어져 있다. 남은 시간을 다음 시즌을 위한 시험대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유망주 활용을 비롯해 시즌 중반기까지 시도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전술적 실험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있다. 4위권 확보와 새 구장에서 첫 승리라는 뚜렷한 동기부여가 있는 토트넘과 차이가 있다.
손흥민의 득점포에도 뜨거운 관심이 모이고 있다. 새 구장에서 첫 골은 역사에 기록되는 법이다. 비슷한 사례로 지난 시즌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의 개장 경기에서 터진 앙투앙 그리즈만의 선제골은 전광판으로도 제작됐다. 뉴화이트하트레인에서 터질 손흥민의 첫 득점에 유독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관건은 토트넘 선수들의 체력이다. 양측 풀백인 대니 로즈와 키에런 트리피어 모두 3월 A매치 데이를 소화하고 오며 지쳐있다. 이들의 움직임이 제한됐던 것이 최근 토트넘 부진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주포인 해리 케인 역시 잉글랜드 대표팀 소속으로 뛰었던 3월 A매치를 기점으로 몸이 무거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