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타이틀 거리멀었던 엘롯기’ 서준원·정우영·김기훈 경쟁 후끈

입력 2019-04-03 09:38 수정 2019-04-03 11:02

롯데 자이언츠 1차 지명선수인 서준원(19)은 말 그대로 당찼다.

롯데 자이언츠는 2일 SK 와이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9회초 이대호(37)와 채태인(37)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하며 5-0으로 앞서나갔다. 지난달 31일 충격의 역전패 악몽이 있던 터라 마무리 투수 손승락(37)의 등판이 예상됐지만, 서준원이 등장했다.

서준원은 이재원(31)과 최정(32)을 땅볼로 잡아냈지만, 정의윤(33)에겐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최항(25)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이닝을 마무리했다. 15개의 투구 가운데 9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앞선 경기의 역전패 아픔을 말끔히 지워냈다. 서준원은 지난달 31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0.1이닝 동안 1안타, 1볼넷을 내주며 1실점해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앞선 30일 LG와의 경기에선 2이닝을 2피안타, 1볼넷, 2삼진을 바탕으로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서준원은 3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고 있다. 진명호(30) 구승민(29) 등과 함께 마무리 손승락에게 바통을 넘겨주는 필승조에서 계속 뛰게 될 전망이다. 1992년 염종석에 이어 두 번째 롯데 출신 신인왕을 차지할 수 있는 토대는 마련된 셈이다.

LG 트윈스에도 무서운 루키가 있다. 2차 드래프트 2라운드 15순위로 지명된 정우영이다. 4경기에 나와 7이닝 동안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6일 SK전에선 2이닝을 삼진 2개로 막아내며 첫 홀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안타는 5개를 내줬지만, 볼넷은 하나도 없다. 반대로 삼진은 5개를 잡아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0.71, 피안타율은 0.208에 불과하다. 1997년 이병규에 이어 맥이 끊어진 LG 출신 신인왕의 명맥을 이을지 주목된다.

KIA 타이거즈 1차 지명선수인 김기훈(19)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달 24일 LG와의 경기에선 1.1이닝을 볼넷 4개, 1실점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선 5이닝 동안 2실점하며 안정감을 찾았다. 3피안타, 1볼넷을 내줬지만, 삼진은 6개나 잡아냈다. 두 경기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4.26이다. 김기훈은 3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선다. 압도적인 피칭을 이어간다면 선발투수라는 이점을 안고 신인왕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다. 1985년 해태 타이거즈 시절 이순철 외에 신인왕과 거리가 멀었던 KIA에 신인왕 타이틀을 안겨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