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보험회사에서 성추행 사건이 벌어졌지만 피해자가 정직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적극적인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SBS는 부산에서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A씨가 남성 상사에게 지난 3년간 상습적인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2일 보도했다. A씨 외에도 같은 상사에게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피해자가 녹음한 파일에는 성추행 피해 당시 상사의 음성이 녹음돼 있었다. 상사는 “왜 맨날 나를 오해하고 싫어하냐”며 “손잡는 것도 왜 버러지 보듯이 하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A씨는 “(가해자가) 뒤에서 끌어안고 귀에다 바람을 불어넣었다”면서 “제가 놀라서 하지 말라고 하면 외려 좋아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여성들은 지난해 12월 본사에 문제제기를 했지만 적절한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고발 닷새 뒤 상사는 승진도 했다. 본사 측은 자체 조사 결과를 통보하며 “보험설계사는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직장 내 성희롱과 연관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해당 상사와 피해자들이 고소 등의 방법을 통해 직접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또 상사가 승진한 것은 피해자들의 신고가 접수되기 전에 이미 결정된 사항이었고, 성추행 사실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피해 여성 5명은 상사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추가 피해 여성을 파악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B씨는 “저는 아직 (2차) 피해를 입고 있다”며 “돈을 받은 적도 없는데 ‘돈 받았으면서 왜 저렇게 돌아다녀’라는 식이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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