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의혹에 휩싸인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씨가 “몽롱하다”며 횡설수설하는 영상을 2일 MBC가 공개했다. 영상 제보자는 당시 황씨가 술을 마시지 않았다며 “마약에 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영상 속 황씨는 소파에 앉아 허공을 응시하며 몸을 흐느적댔다. 팔을 원형으로 흔들기도 했고, “몽롱하다. 저 커튼도 막 이렇게 보이고. 두꺼비 VIP”라며 뜻을 알 수 없는 말을 중얼댔다. 영상은 2015년도에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 지인은 “2015년 무렵 황씨가 마약 투약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며 “확실히 주사기였다. (황씨에게) 주사를 놓을 때 제가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방에서 다들 모여서 주사를 놓아줬다”면서 “지인들 얘기 들어보니 필로폰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황씨가 친구들과 호텔, 또는 지인의 집에서 여러 차례 필로폰을 투약했다는 것이다.
MBC는 황씨가 마약 유통, 성 범죄 등으로 구설에 오른 클럽 ‘버닝썬’의 주요 고객이었다고 했다. 또,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버닝썬 MD 조모씨와 가까운 사이였다는 증언까지 나왔다고 보도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해 10월부터 황씨의 마약 혐의를 수사하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황씨의 모발 확보를 위해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이를 기각했다고 한다. 황씨 역시 경찰의 소환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고 MBC는 전했다.
앞서 일요신문은 황씨가 과거 마약 투약 등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조모씨의 필로폰 공급책으로 지목됐지만, 검찰과 경찰로부터 단 한 차례도 소환 조사를 받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판결문에는 황씨가 2015년 9월 서울 강남 모처에서 조씨에게 필로폰 0.5g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건넨 것으로 적혀있다. 이후 조씨는 황씨가 지정한 마약 공급책 명의의 계좌에 30만원을 송금했다.
남양유업은 논란이 불거지자 보도자료를 내고 “황씨는 회사 경영과 무관하다. 황씨 일가족 누구도 회사와 관련한 일을 하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오너일가 봐주기식 수사 의혹과 관련해 회사는 전혀 무관함을 알려드린다”고 강조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