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금품을 빼앗고 때리는 등의 학교 폭력 사건이 발생했지만 마땅한 처벌이 어려워 피해 학생들은 가해자의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모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상습적으로 신입생의 돈을 빼앗고 폭행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2일 보도했다. 피해자는 7명에 달한다.
피해 학생 중 1명인 김모군은 지난달 초 학교 정문에서 2학년 윤모군 등 4명과 마주쳤다. 이들은 학교에서 소위 ‘무서운 형’으로 알려져 있었다. 윤군 일당의 협박에 김군과 친구들 8명은 소지하고 있던 돈을 내줬다.
김군 어머니는 “(윤군이) ‘문신해야 해서 돈이 필요하다’ ‘내가 뒤져서 있으면 너희들 죽인다’고 말했나 보더라”며 “5만원, 4만8000원 등 액수도 크다”고 밝혔다.
다른 중학교 학생인 한모군도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 한군은 SNS를 통해 윤군을 알게 됐다고 한다. 처음에는 함께 어울려 다녔지만 윤군은 얼마 뒤 ‘생일 선물을 사달라’ ‘(내가 쓰던) 전자담배를 사라’ 등의 요구를 했다.
요구사항은 점점 많아졌다. ‘6만원’이라는 액수를 정해주며 주변에서 구해오라고 지시했다. 두려움을 느낀 한군이 연락을 피하자 액수를 더 늘렸다. 급기야 한군을 찾아와 턱, 뒤통수 등을 때리기도 했다. 윤군이 “너 얼마 모았어?” “오늘 안에 구할 수 있어?”라며 한군을 재촉하는 카카오톡 메시지도 MBC에서 공개했다.
한군 어머니는 “(아들이) 돈을 안 가져 왔다고 (장소를 옮겨 다니며) 4차까지 맞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군과 한군 어머니는 윤군을 경찰에 공갈·폭력 혐의로 신고했다. 학교 측에서도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어 적절한 조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청도 윤군에게 피해를 입은 학생들이 다니는 중학교 7곳을 전수 조사하고 있다.
다만 학교 측에서 최고 수준의 처분을 내리더라도 ‘강제 전학’에 그치고, 형사 처벌이 이뤄질 가능성도 적어 피해 학생들은 윤군의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MBC는 전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