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는 말 그대로 부상 병동이다.
주전 유격수 하주석(25)이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완전히 이탈했고, 주장 이성열(35)마저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최진행(34)은 스프링캠프 도중 부상으로 빠진 뒤 아직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투수 김재영(26)은 지난달 26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2.2이닝 만에 5실점하며 조기 강판당한 뒤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역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특히 정규시즌 개막 직전 이용규(34)가 트레이드 요청 파문을 일으키며 무기한 참가활동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팀 전체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출발했다. 그러나 이용규의 이름을 지우고 있는 선수가 있다.
9번 타자 좌익수 김민하(30)다. 한화가 치른 8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두 경기를 제외하고 6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냈다. 23타수 8안타, 타율 0.348로 리그 전체 상위권에 올라 있다. 7타점과 3득점도 올렸다. 득점권 타율은 5할이나 된다. 도루도 기록하며 발야구도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김민하의 야구 인생은 굴곡이 심하다. 경남고 졸업 당시와 중앙대 졸업 시즌에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2011년 육성선수로 롯데 자이언츠에서 출발했다. 2014년 55경기에 출전하며 25안타, 2홈런, 타율 0.266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2017년까지 롯데에서 뛰었지만 출중한 외야수가 즐비한 롯데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2017년 11월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며 방출됐다.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입단 테스트를 거쳐 한화에 몸을 담았다. 1군과 2군을 오가며 59경기에 출전해 97타수 21안타, 타율 0.216을 기록했다. 개인 최다인 3홈런도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제라드 호잉(30)과 정근우(37), 이용규, 양성우(30) 등에 밀려 잘해야 1군과 2군을 오가는 백업 외야수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용규 사태로 일약 주전 좌익수로 뛰면서 이용규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만 30세에 찾아온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김민하의 올해 활약이 얼마나 지속될지 주목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