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동결된 2700만원 최저연봉’선수협, FA보단 저연봉 개선이 1차과제

입력 2019-04-02 15:43

지난해 10월이다. 김선웅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이 4000만원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프로야구선수 최저 연봉의 적정 금액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다. 2700만원인 최저연봉에서 1300만원이나 올리자는 계산이다. 더구나 환경미화원이 4200만원을 받는다고 비교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같은 육체 노동자인 만큼 비슷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였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선수협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프로야구 선수들의 최저연봉 문제가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최저연봉은 아무리 특급 신인이라도 데뷔 첫해에는 최저 연봉을 받는다. 고졸 출신과 대졸 출신 구분도 없다. KT 위즈 이대은과 삼성 라이온즈 이학주 등 대형 해외 유턴파도 마찬가지다.

1982년 프로야구 개막 당시 최저 연봉은 600만원에서 시작됐다. 이후 1995년 1000만원으로 인상됐고, 2005년 2000만원, 2010년 2400만원으로 올랐다가 2015년 2700만원이 된 이후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 세금을 떼기 전에 한 달 225만원 정도 된다. 올해 최고 연봉을 받는 이대호의 25억원과 비교하면 92배 안팎의 차이가 난다.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은 55만5000달러다. 6억3000만 원 정도 된다. 일본프로야구는 4200만원 정도 된다. 올해 최저 임금은 시간 당 8350원이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174만5150원이 된다.

그러기에 일반인의 시선으로 보면 2700만원이 적은 돈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상당수 구단은 장비 구입 등을 2군 선수 개인 몫으로 하고 있다. 재활 과정 비용 등도 저연봉 선수들의 몫이다. 4대 보험 및 연금 제도도 제대로 정착되어 있지 않다. 모든 비용을 구단에서 부담하는 1군 선수들과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

5년째 동결된 최저연봉 인상은 선수협의 1차 해결 과제가 돼야 한다. 특급 선수들의 전유물인 FA 제도 개선에만 매몰되어선 안 되는 것이다. 최저연봉 인상 문제는 야구계에선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3000만원부터 5000만원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현재로선 500만원 정도 오른 3200만원선이 적당하지 않으냐는 의견이 많아 보인다. KBO와 구단들도 반대 명분이 약하다. 다만 FA 상한제와 맞바꾸려는 움직임은 배격해야 마땅하다. 하루빨리 2군 선수들도 마음 놓고 야구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 마련이 시급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