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구단이 일제히 8경기씩을 치렀다. 2~3일 경기에선 대부분 각 팀의 4~5선발 투수들이 나선다. 144경기라는 긴 레이스에서 4~5선발까지 제 몫을 하는 팀이 상위권에 오를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또 하나의 잣대일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2일 경기에는 장시환(32)과 박종훈(28)이 각각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장시환은 지난달 2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등판해 2.2이닝 동안 6실점하며 조기 강판된 바 있다. 홈런 2개를 포함해 6안타와 볼넷 3개를 내주는 등 전혀 신뢰감을 주지 못했다. 불펜 투수에서 선발 투수로 전환한 첫해이긴 하지만 또다시 4선발 실험에 실패한다면, 롯데 코칭스태프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맞서 SK 박종훈은 지난달 27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5안타와 볼넷 4개를 내줬지만, 삼진 5개로 완벽히 커버했다.
3일 매치업에서도 선발 마운드만큼은 SK가 객관적으로 앞선다. 롯데는 박시영(30)과 김건국(31)을 앞세워 이른바 ‘1+1’선발 실험을 재가동한다. 이에 맞서 SK에선 문승원(30)이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문승원은 지난달 28일 LG전에서 무려 8이닝을 소화했다. 홈런 1개와 볼넷 1개를 내주는 완벽한 피칭을 했다. 객관적 투수력에선 SK가 앞선다고 할 수 있다. 롯데로선 공격력으로 맞상대할 수밖에 없는 매치가 됐다.
잠실에서 벌어지는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는 이대은(30)과 유희관(33)이 나선다. 이대은은 지난달 26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홈런 3개를 포함해 7안타를 맞았다. 2루타 1개, 3루타 1개도 포함됐다. 평균자책점은 9.00이나 됐다. 어찌 보면 이날 두산 경기가 이대은의 진짜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에 맞서 두산 유희관은 지난달 27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나와 7이닝 동안 2실점했다. 6년 연속 10승 투수에 걸맞은 활약이었다. 유희관이 객관적 지표는 조금 앞서지만, 이대은이 적응력을 높인다면 팽팽한 접전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대구 경기에는 조 윌랜드(29)와 최충연(22)이 선발 투수로 나선다. 윌랜드는 지난달 27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을 3실점(2자책점)으로 막아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최충연은 지난달 27일 롯데와의 경기에 등판해 3이닝 동안 3실점 한 바 있다. 홈런 1개와 2루타 2개 등 5개의 안타 중 3개가 장타였고, 볼넷도 4개나 내줬다. 선발 전향 첫해의 흐름을 가늠할 경기로 보인다.
창원에서 펼쳐지는 키움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는 이승호(20)와 김영규(19) 간의 영건 대결이 펼쳐진다. 이승호는 지난달 27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2실점했다. 6안타를 맞았지만 삼진 6개로 완전히 상쇄했다. 이에 맞선 김영규도 같은 날 KT 위즈를 상대로 6이닝 동안 1실점하는 완벽투를 선보이며 승리투수가 됐다. 말 그대로 영건들의 팽팽한 투수전을 만끽할 기회다.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 간의 대전 경기에는 배재준(25)과 장민재(29)가 나선다. 배재준은 지난달 27일 SK와의 경기에서 6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며 자신이 선발투수용 자원임을 알렸다. 반대로 장민재는 교체 카드다. 기존 토종 영건 3인방 선발진이 무너지면서 새롭게 투입된 카드다. 스프링캠프 등에서 선발 수업을 쌓아오긴 했지만, 불펜 투수로 활약해온 만큼 긴 이닝 소화가 가능할지 미지수다.
결국, 2~3일 경기는 4~5선발이 나서는 만큼 상당수 경기에서 타격전이 예상된다. 그러나 여기서 살아남는 팀은 장기 레이스를 뛸 수 있는 투수력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이날 경기 결과가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