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주재한 시민사회단체 간담회에서 감정에 복받친 청년대표가 눈물을 보이는 일이 벌어졌다. 정부가 청년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구하면서다.
엄창환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는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문 대통령에게 “정권이 바뀌고 청년들이 많은 기대를 했지만 아직까지 정부가 청년문제를 인식하는 방식은 아직 단편적”이라고 지적했다. 엄 대표는 이어 “대통령께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인천공항을 방문하셨던 것도 기억하고 있다”며 청년 실업 문제에 대해 호소한 뒤 눈물을 흘렸다.
엄 대표는 “청년 문제는 사회 이슈에 따라서 때로는 비정규직 문제였다가 때로는 젠더 문제 정도로만 해석이 될 뿐, 청년의 삶 전반을 진중하게 해석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 단체는 청년기본법 제정, 대통령직속 합의제 행정기구 설치를 기본으로 청년 문제가 일자리 문제에 한정되는 것을 넘어 청년을 사회주체로 등장시키고, 다음 사회를 위한 미래 사회정책으로서의 청년정책을 도입하자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런 내용도 행정 실무 중심의 논의에 빠져서 청년 정책의 원리가 작동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엄 대표는 “기존에 (박근혜 정부 당시) 있던 청년위원회도 없어져 누구와 소통을 해야 되며 누구와 이야기를 해야 되는지 이런 것들을 전혀 알 길이 없다”며 “전국에 있는 청년들이 모여서 청년기본법 제정을 하자고 일반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국회에 전달한 내용도 있지만, 2년이 지나도록 될 것이라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무엇이 쟁점이고 무엇 때문에 되지 않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엄 대표는 “이전에 수많은 부처와 수많은 (청와대) 비서관님들을 만났다. 그 때도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드렸으나 사실상 위원회도 없고, 담당 비서관도 없고, 담당 부서도 없어서 이것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어떤 것들이 쟁점인지, 저희는 전혀 전해들은 바가 없다”며 “이런 것들은 좀 챙겨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발언 마지막에 “우리 세대에게는 숙의를 할 수 있는 시간도 부족하고 그걸 자체적으로 행할 수 있는 자원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청년들이 과소대표되어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을 대통령이 잘 챙겨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엄 대표의 발언을 들은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은 “청년 정책은 학업, 취업, 자기실현의 문제 등이 포괄적으로 담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연명 대통령사회수석도 “청년정책을 맡고 있다. 앞으로 자주 소통하자”고 위로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