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주범 석탄화력을 제쳤다… 현대제철, 미세먼지 배출량 1위

입력 2019-04-01 19:58
환경운동연합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제철 본사 앞에서 '전력소비 줄이고, 미세먼지 감축'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환경부는 1일 지난해 굴뚝 자동측정기기가 부착된 전국 626개 사업장의 연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공개했다. 미세먼지 배출량 급증으로 비판을 받았던 현대제철은 2018년 직전 해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6.6% 증가해 석탄발전소를 제치고 배출량 2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이에 환경단체는 현대제철을 포함한 제철·제강업 사업장들이 대기오염물질 대폭 감축에 나서야 하고 정부도 다량배출사업장에 대한 관리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기오염물질 다량배출사업장 1위는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로 연간 약 23만t을 배출해 2017년 대기오염물질 다량배출사업장 1위였던 남동발전 삼천포화력발전소를 제쳤다. 앞서 지난달 28일 환경운동연합은 현대제철 본사 앞에서 산업부문 대기오염물질 다량배출사업장 현대제철과 포스코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실제 다량배출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전반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였지만 제철·제강업종의 경우 유일하게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현대제철은 최근 6년 사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107% 급증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제철·제강 기업들이 미세먼지 감축을 약속한 것도 선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제철의 경우 2017년 2월 2020년까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2016년도 대비 40%를 저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충남도 및 당진시와 대기오염물질 감축 업무협약을 맺었지만 지난해 배출량은 전년도보다 1442t이 오히려 늘었다. 이날도 현대제철은 53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2만3300t 수준이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2021년까지 절반 수준인 1만1600t까지 줄이겠다고 했다.

포스코 광양 제철소도 2017년보다 2018년 약 300t의 대기오염물질을 감축해 제자리를 유지했지만 포항 제철소는 2730t이 늘었다.

환경운동연합은 배출 감축 실적이 부진한 이유로 ‘기업 봐주기’식 규제를 들었다. 배출허용기준이 느슨하고 대기배출부과금 금액이 낮아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이 단체는 “정부와 국회가 다량배출사업장에 대한 배출허용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기업의 배출허용기준 유예와 면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대기오염물질 배출 부과금도 현실화해 ‘오염자 부담 원칙’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