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만우절’ 공방…“황교안 거짓말” vs “문 정권 692일이 만우절”

입력 2019-04-01 19:23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만우절을 맞은 정치권의 만우절 공방이 뜨겁다. 여야가 서로에게 ‘거짓말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공세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축구경기장 선거 유세 논란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규정을 몰랐다”고 해명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만우절 거짓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황 대표는 “문재인 집권 692일이 만우절”이라고 맞받아쳤다.

민주당 “규정 몰랐다? 황교안 해명은 만우절 거짓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강기윤 자유한국당 창원·성산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 30일 경남 창원축구센터 안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뉴시스

황 대표는 지난 30일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4·3 재보궐 선거 지원 유세를 벌여 규정을 어겼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날 황 대표는 강기윤 창원·성산 후보와 함께 ‘자유한국당’이 적힌 붉은색 점퍼를 입고 손가락 두 개를 펼쳐 보이며 지지를 호소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는 경기장 내의 모든 정치 선전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구단인 경남FC는 이번 일로 승점 10점 이상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경남FC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황 대표 측에 경기장 내에서 선거운동을 하면 안된다며 수차례 만류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선거유세를 진행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황 대표 측은 “관련 규정을 몰랐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당은 “현장에서 결정이 이뤄지다 보니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사전에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후보자가 선거 유니폼을 입고 입장해도 된다는 유권해석을 받고 들어갔다. 현장에서 경남FC 측의 지적을 받고 바로 평복으로 환복했다”고 해명했다.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황 대표의 해명에 대해 ‘만우절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만우절인데 지난 주말 황 대표와 강 후보가 규정을 위반하고 경기장 내부 선거운동을 하는 만우절 농담 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더 거짓말 같은 일은 규정을 몰랐다는 한국당 해명인데, 진짜 만우절 거짓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황교안 “문재인 집권 기간… 692일간의 만우절”

지난 2017년 5월 10일 국회에서 취임식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를 향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축구장 유세 논란’에 이틀 연속 여당의 맹비난을 받은 황 대표는 “문재인 집권 기간은 거짓말의 시간”이라고 맞받아치며 만우절 공방에 가세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692일간의 만우절”이었다며 “(문 대통령은) 사과해야 한다”고 적었다.

황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발표했던 취임사 주요 대목을 생각한다. 국민과의 약속은 모두 거짓말이었다”며 “기회는 불평등했고, 과정은 불공정했고, 결과는 부정과 비리가 난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거짓말은 결국 인사 참사, 안보 참사, 경제 참사를 빚었다”며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선은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공직후보자만을 국민 앞에 내세웠다. 굴욕적인 행보, 구걸 평화로 일관한 남북관계는 국가안보를 무너뜨렸다. 이념에 사로잡힌 헛된 망상은 우리 경제를 구조적이고 근본적으로 망쳐놓았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2017년 5월 10일~2019년 4월 1일 문재인 집권 기간은 거짓말의 시간이었다”며 “약속을 믿은 국민은 만우절 바보(April fool)가 되고 말았다”고 했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은 약속의 위기다. 여러분께서 ‘거짓말 정권’을 심판해 달라”고 덧붙였다.

강문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