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4·3 보궐선거 지원 유세 현장에서 “돈 받고 스스로 목숨 끊은 분(고 노회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 정신을 이어받아서 되겠느냐”는 발언을 두고 정의당이 “일베 수준의 인신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오 전 시장은 4·3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1일 노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남 창원성산 유세 현장을 찾았다. 그는 이날 경남 창원 반송시장에서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의 경쟁 상대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여영국 단일후보를 겨냥하며 고인을 언급했다.
오 전 시장은 “상대방 후보인 정의당이 유세하는 것을 보니 노회찬 정신을 자주 이야기하는 것 같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자랑할 바는 못 되지 않냐”며 “무엇 때문에 이 선거가 다시 열리고 있는 것이냐. 돈 받고 스스로 목숨 끊은 분 정신을 이어받아서 다시 정의당 후보가 창원 시민을 대표해서야 되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을 평가해보자면 국민 통합과 화합을 이야기한 적이 있느냐. DJ 정권 초기에는 적어도 본인을 지지하든 그렇지 않든 모든 국민을 위해 정치하겠다고 말로라도 했다”며 “하지만 이 정권이 그렇게 말한 적이 있나. 틈만 나면 적폐청산을 빌미로 저주의 칼춤을 추는 망나니 정권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의당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오 전 시장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극악무도한 망언을 쏟아냈다”며 “노 의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망언으로 일베(일간베스트) 등 극우 세력들이 내뱉는 배설 수준의 인신공격과 판박이”라고 비판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특히 지난 한국당 전당대회 당시 대표 경선에 나선 김진태 의원의 망언, 망발에 견주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며 “합리적 보수라 불리던 오세훈 전 시장도 이제 망언이 일상화된 자유한국당색에 푹 빠져 이성이 실종된 채 망언 대열에 합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당 오세훈 전 시장은 변호사 출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자명예훼손이 어떠한 범죄에 해당하는지 범죄의 무게를 본인이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며 “모르고 한 말이 아니니 말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수 표를 모으겠다며 고인에 대한 일말의 예의도 없이 명예 난도질에 혈안이 된 자유한국당의 행태는 진보정치 1번지 창원성산의 자부심에 테러를 가한 것”이라며 “제1야당의 수준이 처참함을 넘어 재앙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사실에 높은 정치의식을 가진 창원성산 시민들이 참담함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