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LCK 스프링 스탯, ‘쵸비’-‘그리핀’으로 정리

입력 2019-04-02 00:05
‘쵸비’ 정지훈. 라이엇 게임즈 제공

스탯은 어느 스포츠에서든 중요한 지표로 간주된다. 일각에서는 e스포츠가 아직 세이버 매트릭스를 거론할만큼 체계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소위 잘 나가는 팀과 잘 하는 개인은 좋은 스탯을 기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라이엇게임즈는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스플릿 정규리그 90경기를 바탕으로 한 기록을 1일 공개했다. 정규리그는 1월 16일부터 3월 31일까지 2달 반 가량 진행됐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그리핀의 독식이다. ‘어나더 레벨’이란 수식에 맞게 그리핀은 스탯도 압도적으로 쌓았다. 전체 선수 통틀어 KDA 1~4위를 차지했다. 에이스인 ‘쵸비’ 정지훈은 MVP포인트 1300점으로 정규리그 MVP로 선정됐다. 부상으로 500만원이 지급된다.

라인별로는 정글, 미드, 원거리딜러, 서포터 포지션에서 그리핀이 KDA 1위를 차지했다. 탑 라인만 SK텔레콤 T1의 ‘칸’ 김동하(4.15)가 1위에 올랐다. 김동하는 리그 후반부 ‘칼을 쥔’ 챔피언을 훌륭하게 운용하면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리핀은 ‘타잔’ 이승용(9.13, 정글), ‘쵸비’ 정지훈(10.70, 미드), ‘바이퍼’ 박도현(8.70, 원거리 딜러), ‘리헨즈’ 손시우(8.33, 서포터)이 라인별 KDA 1위를 차지했다. 각 포지션 별 KDA 1위를 기록한 선수에게는 부상으로 200만원이 주어진다.


최다킬 부문에서는 SK텔레콤 T1의 ‘테디’ 박진성이 44경기에서 161킬을 쓸어담으며 1위를 기록했고 149킬을 기록한 젠지의 ‘룰러’ 박재혁이 뒤를 이었다. 그리핀의 ‘바이퍼’ 박도현이 143킬로 3위를 차지했다. 최다 어시스트 부문에서는 그리핀의 ‘리헨즈’ 손시우가 348 어시스트로 최고의 도우미로 등극했다. 2위는 킹존의 ‘투신’ 박종익이 316 어시스트, SK텔레콤 T1의 ‘마타’ 조세형은 313 어시스트로 3위를 차지했다.

최다 퍼스트 블러드 킬은 경기 초반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정글러 포지션이 대부분 상위권을 차지했다. 1위는 무려 11킬을 기록한 SK텔레콤 T1의 ‘클리드’ 김태민이었다. 공격적인 동선과 과감한 판단의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핀의 ‘타잔’ 이승용과 아프리카 프릭스의’ 드레드’ 이진혁이 9킬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시야 싸움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와드 설치 및 제거 횟수 부문에서는 서포터와 정글 포지션의 선수들 기여도가 눈에 띈다. 와드 설치 횟수에서는 샌드박스 게이밍의 ‘조커’ 조재읍 선수가 18경기에서 2,869번을 기록하며 선두를 기록했고, 뒤를 이어 ‘마타’ 조세형이 2,656번, 젠지의 ‘라이프’ 김정민이 2,553번으로 2위와 3위에 올랐다.

와드 제거 횟수는 정글러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젠지의 ‘피넛’ 한왕호가 952회로 1위, 샌드박스 게이밍의 ‘온플릭’ 김장겸이 908회로 2위, 퍼스트 블러드 킬 1위에 빛나는 ‘클리드’ 김태민이 865회로 3위였다. 상대방이 눈치 채지 못하게 움직이길 요구받는 포지션 특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경기당 세트 수가 차이가 나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절댓값 비교는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상대방에게 얼마나 화력을 퍼부었는지 알 수 있는 ‘분당 가한 피해량’은 원거리 딜러들의 차지였다. ‘데프트 엔딩’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믿음직한 플레이를 보여준 ‘데프트’ 김혁규가 1위로, 세트당 평균 636의 분당 피해량을 상대방에게 퍼부었다. ‘테디’ 박진성도 만만치 않은 609의 분당 가한 피해량으로 2위를 기록했고 ‘룰러’ 박재혁이 570으로 뒤를 이었다. 특이하게도 담원 게이밍의 ‘너구리’ 장하권은 탑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캐리형 챔피언을 자주 선택해 상대방에서 535의 분당 피해량을 입히며 4위에 올랐다.

선수 개개인의 라인전 실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상대방과의 분당 가한 피해량 차이’에서도 ‘데프트’ 김혁규가 175로 1위에 올랐다. 상대방에게 입힌 피해량에서 본인이 입은 피해량을 뺀 수치로 얼마나 ‘이기적으로’ 화력 교환을 했는지 볼 수 있는 수치다. 2위는 ‘테디’ 박지성(148), 3위는 ‘너구리’ 장하권(141)이었다.

정규리그 MVP이자 KDA 1위를 기록한 ‘쵸비’ 정지훈은 뛰어난 개인기량이 ‘솔로킬’ 부문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팀원의 개입 없이 홀로 상대편을 잡아낸 횟수가 무려 16번으로, 15번을 기록한 담원 게이밍 소속의 ‘너구리’ 장하권을 1킬 차이로 제쳤다. 지난 해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아프리카 프릭스 소속의 ‘기인’ 김기인이 13회로 3위, SK텔레콤 T1의 ‘칸’ 김동하와 그리핀의 ‘타잔’ 이승용이 10회로 공동 3위였다. KT의 ‘스멥’ 송경호도 9번의 솔로킬을 선보이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자랑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