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사칭해 “황금폰 팔아요”… 2차 피해 간과한 만우절 장난

입력 2019-04-01 17:31

도 넘은 만우절 장난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일 만우절을 앞두고 지난 31일부터 성매매 알선·불법 촬영 및 유포 등의 혐의를 받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와 정준영(30)을 사칭한 계정이 다수 생성됐다.

이들은 계정명을 ‘정준영’ ‘정주녕’ ‘승리’ 등으로 설정한 뒤 이들이 경찰에 출석하는 사진을 프로필로 설정했다. 정준영을 사칭한 계정 이용자는 “몰카는 고의가 아니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콩밥 맛 없단 말이에요. 전 프로게이머라 게임하면서 컵라면 먹는 게 낙이었는데 그립다 그리워”라고 적었다. 여기에 승리 사칭자는 “저도 반성 중입니다. 죄송합니다”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정준영 사칭자는 “‘황금폰’ 팔아요. 제시 ㅂㅌ”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는 ‘제시 부탁’이라는 말로, 각자 가격을 제시하면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르는 이용자에게 넘기겠다는 의미다.

네티즌은 “이 자체가 2차 가해”라며 “만우절 장난에도 정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는 “만우절은 거짓말을 하는 날이지 실제 피해자가 존재하는 사건 범죄자를 희화화하는 날이 아니다”라고 분노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승리·정준영이 저지른 성범죄가 유머로 소비될 일이냐”며 “장난에도 선이란 게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정준영을 사칭해 물의를 빚은 한 트위터 이용자는 자필 사과문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 31일 “만우절 장난으로 2차 가해를 한 사람이다. 정준영이라는 사람의 컨셉을 하면 재미있겠다는 정말 짧고도 끔찍한 생각을 했다”며 “많은 분이 지적을 해주신 덕분에 문제를 인식하고 글을 삭제했다. 상처받고 분노하셨을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적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