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민 ㈜청운하이테크 대표이사는 회사의 경영이념을 하루에도 몇 번씩 되새긴다. 창업주이자 부친이 내건 경영이념의 내용을 거듭 곱씹으면서 반드시 현실로 만들겠다는 그의 강한 의지인 것이다.
1998년 설립된 이 회사는 올해로 22년차를 맞았다. 사람으로 치면 한창 피가 끓을 청년기에 해당한다. 그래서 현 대표는 이런 시기에 맞게 회사 또한 뭔가 용솟음치는 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에 법인을 세우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변화와 혁신’ ‘연구개발(R&D) 강화’ ‘공존’의 회사 3대 비전 또한 그에 걸맞은 설정이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 끊임없는 자기개발로 국가와 사회의 모범적인 기업이 되겠다는 경영방침에 따른 꿈이자 목표다.
이 회사는 제상히터, 아이스메이커 등을 주로 생산하는 회사다. 우리 생활 속에서 늘 접하고 있는 냉장고나 보온히터, 밥솥 등에 없어서는 안 되는 제품이다. 그래서 LG전자 등 대기업이 주거래처다.
지난해까지 부친과 공동대표로 회사를 운영하다가 올해부터 1인 대표 체제로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그는 이익의 사회환원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 29일 현 대표이사를 경남 양산에 위치한 본사에서 만났다.
-㈜청운하이테크는 어떤 회사인가.
“부친께서 1998년 부산에서 회사를 설립하셨다. 이후 2001년 지금의 위치인 경남 양산에 따로 땅을 분양 받아서 이전했다. 당시 사정상 부산에 공장을 짓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후 대기업 등과 활발히 거래하고 해외진출도 시도하면서 짧은 연혁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성장했다. 회사 설립 22년째인 지금까지 최고의 경쟁력, 품질유지, 최단납기의 경영방침을 기본으로 했다. 또한 국내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멕시코와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세워 글로벌 기업으로 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아직 젊기에 꿈과 희망을 가지고 직원들과 함께 회사를 성장해 나가고 싶다.”
-주로 어떤 제품을 생산하는가.
“본사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멕시코에 현지 공장을 두고 있다. 주로 제상히터 등을 만든다. 냉장고 주요부품 중 결빙방지제품과 아이스메이커 등을 만들고 있다. 부피가 크진 않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제품이다. 주요 거래처는 LG를 비롯해 가전회사들이다.”
-어떻게 해외 공장들을 세워 가동하게 됐나.
“국내서만 하는 것보다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해외에도 공장을 세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제조업에는 많은 인력이 필요한데 무조건 국내 생산만 고집하는 것보다는 품질과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해외진출이 바람직할 수 있는 것이다. 평소 도전하는 걸 좋아한다. 가능성을 가지고 도전하다보면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올 거라 생각한다.”
-최근 청년 일자리 부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돼 있는 중에 기업에서는 일손이 모자라는 미스매치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가 심한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취업 준비를 하는 청년들의 입장에서는 스펙을 쌓아 안정적이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려고 한다. 그런데 중소기업에서는 대기업 수준의 임금을 주고 그들을 채용해 경영하기가 어렵다. 구직과 구인 사이에 임금 문제로 놓고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우리 회사는 오랫동안 열심히 일해주시는 직원들이 많아 비교적 감사하고 행복하다. 하지만 회사 발전을 위해서는 인재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직원들과 상생을 위한 경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국내와 해외를 통틀어 근무 인력은 얼마나 되나.
“양산공장에서 65명 정도가 일하고 있고, 인도네시아에 150여명, 멕시코에 300여명의 직원이 있다. 평소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본사의 경우 직원수가 그리 많지 않아 소통의 기회가 많다. 얼굴을 맞이하고 자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현장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직원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조금이라도 헤아릴 수 있다. 앞으로 더욱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가고자 한다.”
-제조업계가 상당히 어렵다고들 하는데 애로사항은 없나.
“지난해까지는 경영상 큰 애로가 없었던 것 같은데, 올해부터 조금씩 어려워지고 있다는 걸 체감한다. 여러 여건이 변하면서 인건비만 따져도 많이 올라간 편이다. 그렇다고 경쟁사회에서 판매비를 마구 올릴 수 없는 형편이다. 4차 산업, 자동화 등을 최대한 활용해서 대처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회사도 주로 주 52시간 근무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운영할 생각인데, 여타 큰 회사들에서는 문제가 심각한 것 같더라. 해외노동자들이 국내에서 일하는 이유는 자기 나라보다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인데 그렇게 묶어버리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어떤 정책이든 현장의 사정을 적극 반영해서 수립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우리 회사와 같은 중소기업은 작은 정책의 변화에도 민감할 수 있다.”
-사업다각화에도 신경을 쓰나.
“일단 우리 회사는 제조업으로 시작했고, 나 또한 기본적으로 좋은 제품 만드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그래도 제조업을 기본으로 두면서 본사부터 비즈니스모델을 바꿔볼까 노력하고 있다. 항상 도전정신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앞으로의 포부는.
“신입사원 면접 때 당돌하고 당찬 친구들이 많다. 그들이 오히려 나한테 회사의 비전을 물어보는 친구들도 있다. 중장기로 매출 2000억원, 10년 내에 해외법인 2개 정도를 더 늘릴 목표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이은철 기자 dldms878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