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덕트는 공기를 옮기기 위해 금속판으로 네모나 원형으로 만든 공기통로를 일컫는다. 냉난방의 급재기용 풍도, 송풍용 풍도, 환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천장 안과 벽체 내에 설치하는 것으로 그 경로나 형, 곡면 저항에 따른 팬의 종류, 파워의 선정이 필요하다.
2012년 설립된 이 회사는 수도권시장 공략을 위해 경기도 이천에 또 하나의 공장을 세워 운영 중이다. 부산 금사동에 매장과 사무실을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주위의 어려운 청소년들을 지속적으로 돕는 등 ‘착한 회사’로서의 입지도 다져가고 있다.
이 회사의 설립자인 이 대표이사의 경영철학과 무관치 않다. 지난 3월 28일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인 이 대표를 인터뷰했다.
-씨에이테크는 어떤 회사인가.
“우리 회사는 김해와 이천에 공장을 두고 있고, 김해에 ㈜씨에이덕트자재, 부산에 ㈜씨에이공조 법인 등 4곳에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법인을 따로 만들어 뒀지만 주로 환기공조용 덕트 배관을 제조, 시공, 납품하고 있다. 원형제품과 사각형제품이 있는데 두 공장에서 각기 다른 형태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씨에이테크에서는 사각형 공조용 덕트, ㈜씨에이덕트자재는 원형 환기용 덕트자재를 생산하고 있다. ㈜씨에이공조는 제품을 시공하는 회사다.”
-어떻게 사업을 시작했나.
“학창시절 경제적으로 너무나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ROTC, 3군사관학교 등을 지원했는데, 결과가 좋지 못했다. 대학에서는 윤리교육을 전공했으니 지금의 일과는 무관하다. 우연한 기회에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됐다. 젊은 시절 현장에서 일을 배우고, 작은 매장을 운영했는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굴지의 기업이 부산의 랜드마크를 건축하는 공사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사업의 발판을 마련해 공장도 설립하고 매장도 확장하게 됐다. 처음 3년간은 집에 들어가지도 못할 정도로 일이 많았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직원 수는 얼마나 되나.
“현재 170~180명 정도 된다. 그동안 억지로 회사를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자연스럽게 일이 많아지면 직원을 늘린 게 어느덧 200명에 가까워졌다. 요즘 젊은 청년들은 현장에서 험한 일을 꺼리는 것 같다. 청년들 채용이 쉽지 않아 안타깝다.”
-이천공장을 설립한 배경은.
“최근 물류비가 많이 올라서 2년 전 공장을 세우게 됐다. 수도권 등에서 급하게 들어오는 발주를 김해에서 소화하기 힘들어 이천에서 소화하고 있다. 주문생산이라 그걸 대비하기 위해서 공장을 만들게 된 것이다. 두 곳 공장을 챙기는 것만 해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최근 최저임금, 주 52시간 등으로 중소제조업계가 상당히 힘들다고 하는데 어떻게 체감하나.
“최저임금이나 주52시간 제도는 그 자체로는 좋은 취지다. 하지만 모든 기업에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건 무리가 있는 건 아닌가 싶다. 일례로 한국인과 외국인 노동자에게 똑같은 근로기준을 설정한 점은 현장의 입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일자리가 부족하다고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사람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 특히 우리 같은 지방 제조업체에는 젊은 청년들 채용이 너무 어렵다. 본인만 열심히 하면 대기업 못지않은 급여를 챙길 수 있는데도 제조업에 취업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너무 아쉬운 대목이다.”
-어려움에 처한 중소 제조업체들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선 어떤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나.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금도 실질상으로 제조업체에 혜택을 주는 건 여전히 충분하지 못한 것 같다. 그나마 우리 같은 회사는 혜택을 받고 있긴 하지만, 일반 소상공인 제조사는 지원받기가 힘들다. 기준도 높고, 일단 서류준비부터 문턱이 너무 높다. 현장과 맞지 않는 정책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요즘 다른 공장의 현장에 가보면 일이 없어 문을 닫기 위해 내놓은 공장이 부지기수다. 그러다보면 점점 일자리가 없어지게 되고. 결국 악순환이 되풀이될 것 같아 불안하다. 이왕 정부나 지자체에서 재원을 들여 지원을 하려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평소 어려운 환경에 처한 청소년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몇년 전부터 아이들을 돌보는 복지관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주로 중고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다. 처음에는 뭔가 봉사를 하고 싶어서 막 찾아다녔다. 실질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곳을 찾다보니까 영아원 고아원에 비해 복지관은 더 열악한 환경에 있는 아이들이 많은 것이다. 복지관에 가보니까 정말 어려운 아이들이 많았다.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후원해주는 게 있더라. 매달 4명에게 후원을 하고 있다. 그들이 성장하면 청년이 된다. 아이들이 적성을 찾는 프로그램 등이 없는 현실이 아쉽다.”
-앞으로 포부는.
“개인적으로 레포츠에 관심이 많다. 특히 바이크를 좋아하는데, 앞으로 이쪽에 관심을 두고 있다. 바이크가 대중화될 수 있도록 직접 판매도 하고 용품을 공급하거나 수리하는 매장을 운영하고 싶다. 바이크도 교육만 잘 받으면 정말 안전하고 재밌는 레포츠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
이은철 기자 dldms878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