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양측 풀백 대니 로즈와 키에런 트리피어가 눈물을 흘렸다. 상대 수비수 앤드류 로버트슨과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와의 윙백 대결에서 완패했다. 토트넘은 1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18-2019 프리미어리그 원정경기에서 리버풀에 1대 2로 패배했다. 이날 공격에 나선 해리 케인과 손흥민은 침묵했다.
토트넘은 스리백으로 출발했지만 실리를 추구한 수비적인 역습 축구를 선택했다. 선수 대부분이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에 다녀왔다. 이런 전술은 체력적인 부분에서 상대보다 뒤처질 것으로 본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복안으로 볼 수 있다. 상대 안방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중원에서 공격 대 공격 맞불을 놓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격전지는 측면이었다. 양측 풀백들이 잇따라 대결을 펼쳤다. 수비적인 상황에서 로즈와 트리피어는 과감한 전진을 자제했다. 소극적인 오버래핑을 하며 경기를 조심스럽게 풀어나갔다. 최전방에 위치한 케인의 결정력을 믿고 직선적인 역습 위주의 운영을 펼쳤다. 로즈와 트리피어가 상당히 라인을 내리며 토트넘의 시스템은 사실상 파이브백으로 변경됐다. 5-4-1과 4-5-1을 오가는 변칙적인 대형이다. 좀처럼 끌려 나오지 않자 상대 윙백들은 과감하게 전진했다.
최후방 라인의 수비 숫자를 늘리면 자연스레 측면에서의 압박은 헐거워진다. 윗선에 서 있는 미드필더들의 숫자가 최대 3명까지 줄면서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라인을 잔뜩 내리며 측면에서의 부분전환을 포기한 셈이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이 점을 공략했다.
특히 로버트슨의 활약은 훌륭했다. 아놀드와 함께 공격적으로 오버래핑을 전개하며 공격의 선봉장이 됐다. 선제골도 로버트슨의 발끝에서 터졌다. 상대 수비가 잔뜩 내려 앉아있다는 점을 역이용했다. 전반 16분, 라인을 내린 수비수들의 머리 넘어 올리는 정확한 얼리 크로스를 호베르투 피르미누에게 전달했다. 피르미누는 이를 깔끔한 헤딩슛으로 득점으로 연결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소속으로 지난달 A매치를 다녀오며 체력적 부담을 느낀 탓일까. 로즈와 트리피어는 상대 윙백들의 전진을 제어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불안한 장면도 수차례 연출했다. 로즈의 전진이 제한되며 측면에서 볼 전개를 제대로 하지 못하다 보니 자연스레 전방에 있는 케인에게도 공이 투입되지 않았다.
정규시간 종료 직전인 후반 45분 터진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의 자책골도 아놀드의 크로스가 시발점이 됐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아놀드의 크로스가 토트넘의 페널티박스를 지나 반대쪽 포스트 가까이 파고든 모하메드 살라에게 전달됐다. 살라의 헤딩슛을 막는 과정에서 위고 요리스 골키퍼의 손을 스쳐 알데르베이럴트의 발을 맞고 골망으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로즈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었다. 적극적으로 살라를 마크하지 않으며 슛을 허용했다. 아놀드와 로즈의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토트넘은 여러모로 상황이 난처해졌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가까스로 3위를 유지했지만 이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4위권 확보를 장담할 수 없다. 6위 첼시(승점 60)와의 승점 차는 단 1. 5연속 프리미어리그 무승(1무 4패)이라는 늪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양측 풀백인 로즈와 트리피어가 제 역할을 해주는 것이 첫 번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