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이륙 6분 만에 추락해 157명의 사망자를 낸 ‘보잉 737 맥스 8’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조종사가 마지막으로 외친 말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2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에 이상 징후가 감지된 건 450피트(137m)까지 날아올랐을 때다. 비행기의 맨 앞부분인 기수가 아래로 처지기 시작했다.
조종사 아흐메드 누르 모함메드는 그 즉시 관제탑에 “비행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한 뒤 비행경로를 수평으로 되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이었다.
조종사 중 한 명은 비행기가 땅으로 돌진하자 “피치업, 피치업!”이라고 외쳤다. ‘피치업’은 하강하는 비행기의 기수를 위로 올리라는 항공용어인데, 추락을 막고자 한 조종사의 마지막 절규가 됐다. 이 외침을 끝으로 교신이 끊겼다. 비행기는 활주로에서 고작 30마일(48km) 떨어진 들판에 추락했다. 이륙 6분 만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이 오작동했다는 당국자들의 일관된 결론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추락 현장에서 회수된 블랙박스 데이터가 근거였다.
이 시스템은 5개월 전 인도네시아에서 이륙 13분 만에 추락해 189명의 사망자를 낸 라이온에어 추락의 잠재적인 원인으로도 지목돼 왔다.
맥스 기종에 설치된 이 시스템은 항공기가 위험한 각도에 있음을 나타내는 받음각(AOA·Angle Of Attack) 센서가 작동할 때 이를 교정하는 기능을 한다. 받음각 센서의 신호가 잘못되면 MCAS는 비행기의 기수가 내려가도록 오작동된다.
이 시스템이 반복적으로 작동돼 비행기의 기수를 아래로 밀어 내려 결국 비행 통제력을 잃게 된 것이 에티오피아·인도네시아 사고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법무부를 포함한 미국 연방 기관들은 보잉사가 사고기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불완전한 정보를 제공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백승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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