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호가 부실 학회 안 밝혀” 靑 이상한 해명…구멍 뚫린 인사검증

입력 2019-03-31 14:35


청와대가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와 관련해 “조 후보자가 해외 부실 학회에 참석했다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아 몰랐다”고 해명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31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조동호 후보자는 해외 부실 학회에 참석한 사실을 본인이 밝히지 않았다”며 “교육부와 관련 기관 조사에서도 드러나지 않았기에 검증에서 걸러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이어 “청와대 인사 검증은 공적 기록과 세평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정 부분 한계가 있다”며 “해외 부실 학회 참석 사실이 사전에 확인됐다면 후보 대상에서 제외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수석은 기자단이 ‘해외 학회 참석은 세평이 아니냐’라고 묻자 “해외 학회 참석이 세평에 포함되는지는 알 수 없다”며 “학회 참석 여부는 본인에게 묻는다. 부실 학회인지 물어봤는데 후보자 답변은 부실학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거고 검증 과정에서 몰랐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2017년 12월 스페인에서 열린 인도계 해적 학술단체 ‘오믹스(OMICS)’와 관련된 학회에 참석한 게 결정적인 낙마 이유로 알려졌다. 오믹스는 정상적인 논문 출판 문화를 해치고 과장 광고를 한 혐의로 2016년 미 연방거래위원회에 공식 제소됐다. 조 후보자는 “통상적 학회로 인식했다”고 해명했지만 청와대는 이런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뒤 장관 임명을 철회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후보자 지명 이전에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면서 청와대 인사검증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문재인정부 들어 자진사퇴 형식이 아니라 장관 후보자 지명 자체를 철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수석은 “(조 후보자의 부실 학회 참석) 사실을 알고 난 뒤 (지명 철회를) 심각하게 생각했다”며 “개인의 명예와 관련된 부분이 있어 정확히 말하진 않겠지만 흠결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