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에 고국 품으로 돌아온 애국지사 김태연 선생

입력 2019-03-31 13:36
중국 상해에서 활동하던 애국지사가 100년만에 고국 땅으로 돌아왔다.

숭실대(황준성 총장)은 28일 중국 상하이에 있는 외국인 공동묘지인 만국공묘(萬國公墓)에서 애국지사 김태연(1891~1921) 선생의 묘를 고국에 모시기로 하는 파묘행사를 국가보훈처와 함께 개최했다고 31일 밝혔다. 만국공묘에서는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임시정부 2대 대통령인 박은식 선생과 신규식 선생 등 7명의 유해가 한국으로 옮겨졌다. 김 지사의 유해는 뒤늦게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숭실대를 졸업한 김 지사는 1891년 황해도 장연 출생으로 1917년 숭실대를 졸업한 기독교인이기도 하다. 숭실대 재학 당시 문학부가(현재의 교가)를 작사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3·1운동 이후 김 지사는 아내와 네 딸을 고향에 남겨두고 상하이로 망명한다. 많은 한인이 독립운동을 위해 상하이로 몰려들 때, 김 지사는 몽양 여운형 등과 함께 상해대한인거류민단을 조직한다. 상해 한인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인성학교 교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무장독립투쟁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1920년에는 임시정부의 활동을 돕는 구국모험단 참모부장을 맡아 군자금 모집과 무기 구입을 관장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관청을 파괴하고 관리를 암살하는 등 무장투쟁을 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1921년 타지에서 병으로 만 30세의 짧은 생을 마쳤다.

유족 대표로 파묘행사에 참여한 조관철 씨는 “김 지사의 셋째 딸인 어머니도 외조부가 묻혀계신 곳을 정확히 알고 계시지 못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황 총장은 “기독교 민족대학인 숭실대가 지금까지 파악한 독립유공자는 84명”이라며 “일제의 국권침탈에 항거하던 선배들의 희생정신과 애국심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독립유공자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것”이라며 “김 지사의 뜻을 이어 남북이 하나되는 평화통일을 이루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