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데스노트’ 이번에도 적중… 최정호, 다주택자 논란에 낙마

입력 2019-03-31 11:05


‘다주택자 논란’으로 야당과 시민단체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아온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결국 낙마했다. 정의당의 ‘데스노트’는 이번에도 적중했다.

최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서 사퇴한다.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자진 사퇴했다.

최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 지명 직전까지도 부인 명의의 서울 송파구(잠실) 아파트(59㎡)를 비롯해 본인 명의의 세종시 반곡동 아파트(155㎡) 분양권, 23년간 보유해온 경기도 성남(분당)의 아파트(84㎡) 등 아파트 2채와 분양권 1개를 보유한 다주택자였다.

특히 성남의 아파트는 청와대 인사 검증기간에 딸과 사위에게 증여해 다주택자에게 중과되는 보유세를 회피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인사청문회에서 다주택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해 ‘꼼수 증여’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당은 최 후보자의 위법행위가 없었고 논란이 된 시세차익 23억원이 실현되지 않았다며 최 후보자를 엄호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거세진 야당 공세와 악화된 국민 여론에 속수무책이었다. 문재인정부의 실질적 우군으로 평가받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 참여연대는 성명을 내고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다”며 최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도 정의당에서 최근 의원총회를 통해 최 후보자를 낙마 대상 1순위로 고려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권 부담은 더 커졌다. 여권 내에서는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최 후보자의 거취를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이런 기류를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후보자의 사퇴로 정의당의 이른바 ‘데스노트’는 또다시 적중한 셈이 됐다. 정의당은 문재인정부에서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 논란이 된 후보들의 임명에 반대했고, 이들은 모두 낙마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