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베스트셀러도 유튜브가 만든다...김미경TV 소개 책 인기

입력 2019-03-30 04:00
김미경TV 북드라마 코너 화면.


이제 베스트셀러도 유튜브가 만든다.
유명 강사 김미경(54)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미경TV’(MKTV)가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내고 있다. MKTV 코너 ‘김미경의 북드라마’에 소개된 책들이 계속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고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출판계 한 관계자는 30일 “김씨가 유튜브에서 소개하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이 채널에 책 검토를 요청하는 출판사가 줄을 섰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 배경에는 MKTV의 매체력, 김씨의 맛깔난 소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책 선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우선 그는 책 내용을 아주 재미있게 소개한다. 최근 그가 소개한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청림) 사례를 보자. 김씨는 돈을 아끼고 모으는 방법을 담은 이 책에 대해 “돈을 쓰기 쉽지 않냐. 카카오페이, 신용카드, 삼성페이, 체크카드 등등. 돈은 나 혼자 버는데 쓰는 사람은 여러 명인 느낌이다. 5명이 쓰는 느낌이다. 돈이 많이 쓰는 이유는 돈을 쓰는 게 너무 쉽기 때문이다. 저자는 돈을 쓰기 어렵게 만들어야 돈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을 그 방법을 알려 준다”고 말한다. 돈을 모으고 싶은 사람이 꼭 책을 사 읽고 싶도록 내용을 소개한다. 지난해 7월에 나온 책이지만 이 책이 MKTV에 소개된 지난 2월 이후 역주행 베스트셀러가 됐다. 2014년 출간된 오프라 윈프리의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북하우스)도 김씨가 최근 소개하면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데는 책 자체가 좋기 때문이기도 하다.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은 돈을 쓰는 우리의 태도와 습관을 근본적으로 돌아보고 바꾸도록 돕는 내용이다.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에는 감동 코드가 있다. 윈프리가 사생아로 태어나 성적 학대를 당했던 흑인 소녀가 불행을 딛고 세계적인 인물이 될 수 있었던 이유와 그 과정에서 얻은 지혜를 흥미롭게 담고 있다.
MKTV 구독자는 40만명이 넘는다. 게다가 김씨는 올해 초 ‘김미경TV 유튜브 대학’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김씨는 “유튜브는 시간, 장소, 금액에 관계없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최고의 대학이 될 수 있다”며 “유튜브를 통해 공부하고 성장하는 여성들의 온오프라인 통합 네트워크를 만들 것”이고 말했다. 김씨는 이 대학 재학생을 비롯해 그의 콘텐츠에 열광하는 확고한 팬들을 갖고 있다.
신문과 지상파 TV가 주요 매체였던 2000년대 초반에는 MBC ‘느낌표-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와 같은 프로그램이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냈다. 이 프로에서 방송된 책 수십권이 전국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학고재) ‘아홉살 인생’(청년사)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동녘) 등이다.
MKTV가 역주행 베스트셀러는 제조하는 현 상황은 유튜브가 이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 중 하나라는 것을 보여준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