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애플이 게임 산업에 눈을 돌린다. 이달 두 글로벌 기업은 나란히 게임 전용 플랫폼 개발을 공식화했다.
애플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소재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애플 아케이드’를 공개했다. 애플 아케이드는 월 정액 게임 플랫폼이다. 올 하반기까지 100개 이상의 독점 게임을 출시하고, 정액제 가입자는 자유롭게 모든 게임을 플레이 가능하다.
눈에 띄는 것은 수익 구조다. 일단 한 명만 가입하면 최대 6명의 가족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점이 영화 플랫폼 ‘넷플릭스’와 유사하다. 또한 애플이 줄곧 유지해온 기조와 같이 ‘애플 아케이드’는 오로지 애플 기기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애플 아케이드는 플랫폼의 제약이 명확하기 때문에 결국 완성도 높은 게임이 다수 나와야 비로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그간 폐쇄적인 플랫폼 정책에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이유가 있다. 게임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라고 평가했다.
구글 역시 게임 플랫폼을 출시하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애플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구글은 지난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에서 플랫폼의 경계를 허문 스트리밍 서비스 ‘스타디아(stadia)’를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기조연설에서 선다 피차이 구글 사장은 “게임 플랫폼의 혁신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구글은 ‘스타디아’를 통해 PC, 모바일, 콘솔 등 기기를 초월한 통합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어떤 기기로 접속하든 게임을 설치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방식이다. 멜론, 유튜브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게임에서 구현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5G 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기술적 뒷받침이 있어야만 ‘스타디아’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대 IT 기업들의 게임 플랫폼 개발이 국내 게임 업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당장 두 플랫폼이 상용화되려면 적잖은 시간이 필요한 데다가 국내 게임 시장이 모바일게임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시일 내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할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다만 IT 기술을 등에 업은 플랫폼 전쟁은 앞으로 가속화 될 것이란 평가가 적잖게 나오고 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