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동창리 발사장 복구 완료”

입력 2019-03-29 17:35 수정 2019-03-29 17:53

국가정보원은 “북한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이 정상가동 중”이라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각종 시설도 복구가 완료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29일 밝혔다.

서훈 국정원장 등 국정원 관계자는 이날 오후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고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과 여야 간사인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영변 5MW 원자로가 지난해 말부터 가동이 중단됐고, 우라늄 농축시설은 정상 가동 중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도 얼마든지 ICBM 장거리 미사일에 장착해 발사할 수 있다”고도 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지난해 7월 일부 철거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시설에 대해 “북·미 정상회담 전인 지난 2월부터 외형 복구에 착수해 공사를 대부분 완료했으며, 현재 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정보위원들을 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 자료도 보고 받았다.

복구 이유에 대해 국정원은 “여러 가능성이 있다”며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하노이 회담의 결렬로 인한 복구 가능성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다”며 인과관계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지난 3월 이에 대해 “하나(의 원인)는 북·미 정상회담 후 미국 측 검증단에서 핵이나 장거리 미사일 관련 시설을 폭파할 때 대단한 시설을 없애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이며, 다른 하나는 회담이 잘 안 됐을 경우 장거리 미사일을 재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외교·의전 협의를 시작했다”며 “중국과 관계에 있어 미묘한 견제용 의도로 짐작한다”고 언급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한·미 연합훈련이 축소된 이후 북한 역시 군사 훈련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북한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북한군 동계훈련과 관련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동원한 합동 훈련 등 무력시위 성격의 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아 과거보다 전체 훈련량이 감소했다”며 “한·미 연합 훈련 기간인 3월 4일부터 12월 중에는 특별 경계태세 전환을 안 했다”고 설명했다.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시적인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남북 정상회담의 추진 등을 기대해볼 만한 시점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근 발생한 스페인 북한 공관 피습사건에 대해선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지만, 우리 국민 일부가 포함된 것과 관련해서는 수사를 진행 중인 스페인 당국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습을 주도한 ‘자유조선’에 대해서는 실체가 있는 조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핵심 시설 40곳을 비롯한 104곳의 북핵 리스트에 대한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해선 “어디서 나온 건지 모른다.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것과 차이가 있다”고 답변했다.

또 북한의 식량 사정과 관련해서는 “악화징후는 있지만, 아직 대량의 아사자 발생은 없었고, 시장 곡물 가격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과거 MB정부 국정원이 자신을 사찰했다고 주장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주장에 대해선 “오래된 시점이고 자료도 있지 않고 담당했던 사람도 없고 파악이 안 된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상당한 시간 동안 이 부분에 대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