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순 경기도립노인전문 동두천병원 수간호사, 비행기서 응급환자 구조 화제

입력 2019-03-29 17:34
전경순 수간호사

결혼 25주년을 기념해 해외 여행에 나선 수간호사가 비행기 내 70대 응급환자를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훈훈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경기도립노인전문 동두천병원에 근무하는 전경순(51) 수간호사다.

결혼 25주년 부부 여행을 떠나기로 한 전 수간호사는 지난 9일 오전 9시35분 남편과 함께 인천공항에서 터키 이스탄불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10여분이 지나도 이륙을 하지 않아 이상함을 느끼던 중 “의사나 간호사 의료진을 찾습니다”라는 다급한 기내방송을 들었다.

긴장을 풀고 이륙을 준비하던 전 수간호사는 벌떡 일어나 상황을 살폈다. 여승무원 2명이 70대 남성을 부축해 복도로 옮기고 있었다.

이들에게 달려간 전 수간호사는 “쇼크로 쓰러지면 위험해요. 환자를 눕히세요”라고 소리쳤다. 그 당시 전 수간호사는 환자가 넘어져 다른 곳을 다칠까봐 걱정이 앞섰다.

환자는 창백한 얼굴에 어지러워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상태로 “터키 갈거야. 나 여행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등 의식은 있었지만 명료하지 않았다. 특히 환자의 항문에서는 500cc가 넘는 출혈이 발생해 위급한 상태였다.

전 수간호사는 우선 기내에 있던 베개를 모아 환자 다리 밑에 고인 후 응급키트를 요구했다. 이어 환자의 팔 정맥에 생리식염수를 빠른 속도로 주입하며 혈압의 변화를 살폈다.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던 중 곧 도착한 119구조대에 환자를 인계했다. 전 수간호사의 빠른 대처 덕분에 비행기는 1시간 후 여행지로 무사히 갈 수 있었다.

전 수간호사는 여행지에서 환자의 일행을 통해 “환자가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위급한 상황을 넘겼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여행 후에는 항공사로부터 감사의 인사도 받았다.

전 수간호사는 “간호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선의 간호로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며 “평생 성실히 간호사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생명을 구하며 살고 싶다”고 강조했다.

동두천=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