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근무 중인 환경미화원을 치고 달아나 숨지게 한 50대 은행 부지점장이 구속됐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9일 시중은행 부지점장 박모(52)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19일 오후 10시쯤 서울시 관악구 낙성대 공원 인근에서 근무 중이었던 환경미화원 A씨를 치고 달아나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자신이 몰던 쓰레기차를 갓길에 정차하고 운전석에서 내려 차량 뒤편으로 이동하던 중 참변을 당했다.
A씨는 관악구가 용역을 맡긴 민간청소대행업체 소속 운전 담당 환경미화원으로, 사고 당시 야간 근무 중이었다. 도로 위에 쓰러져 있는 A씨를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목격해 신고했고, A씨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고 이틀 만에 숨졌다.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사고 3시간 뒤인 20일 오전 1시쯤 집에서 자던 박씨를 긴급 체포했다. 박씨는 사고 직전 자신이 부지점장으로 있는 은행의 지점 동료들과 회식을 한 뒤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음주측정결과 당시 박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13%였다.
박씨는 경찰에 “운전 중 잠깐 졸아 차와 부딪힌 줄 알았을 뿐, 사람을 친 줄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씨가 사고로 인해 꺾인 조수석 보조 거울을 고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하고 26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현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