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아의 수아여행] 반짝이는 비

입력 2019-03-29 12:12



내가 사는 곳은
오후가 되면 해가 들기 시작해서
달님 출근 전까지 집 안을 환히 비춘다.

책상에 앉아 있으면 등이 땃땃해지고
비타민 D를 충분히 흡수한다.
왼쪽 뺨에 기미, 주근깨는 덤으로 얻는다.

갑자기 시원하게 빗소리가 들려
베란다로 가보니 유리가루가 흩날리더라

해님과 비님의 어울림을 본 적이
어린 시절 두어 번 있었던 것 같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그러하겠지.
상극인 줄 알았는데 조화롭구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믿을 수 없다."
말하지 말아야지.

이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