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2·LA 다저스)의 29일(한국시간) 개막 선발승은 LA 다저스 선발진의 깊이와 안정감도 증명했다.
ESPN은 이날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다저스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12대 5로 승리한 것에 대해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의 부러워할 만한 깊이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초 LA 다저스 개막전 선발은 개막전 붙박이 클레이튼 커쇼로 예정돼있었다. 지난달 20일 MLB.COM은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커쇼를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다고 보도했다.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8년 연속 개막전 선발을 담당해온 커쇼가 9년 연속 개막전 마운드에 설 것으로 생각됐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 캐치볼을 하는 과정에서 어깨 통증을 느껴 훈련을 거듭 중단하는 등 몸이 좋지 않았다.
커쇼가 개막전 선발로 힘들어지면서 워커 뷸러, 리치 힐 등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류현진은 개막전 선발 네 번째 옵션으로 거론됐지만 부상인 힐과 시즌 대비가 늦은 뷸러 대신 마운드를 책임졌다. 5번의 시범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0으로 좋은 모습을 보인 데다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인 것이 선발 출전의 배경으로 꼽혔다. 류현진은 경기 후 LA타임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며 “초반 리드를 이어가는 것이 목표였는데 잘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로버츠 감독도 “긴장감이나 압박감을 느끼지 않고 좋은 투구를 보여줘다”며 “좌우 스트라이크존뿐 아니라 위쪽도 사용했다”고 칭찬했다.
다저스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에이스 커쇼와 힐이 부상을 당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이 제대로 가동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개막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류현진이 당분간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다음 달 3일 샌프란시스코와의 홈경기에 등판할 확률이 높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